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세상을 멈춰 세웠다. 거리에 사람의 발길이 끊겼고, 공항에는 비행기가 줄지어 멈춰 섰다. 제약 업계는 백신 개발에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 보스턴의 작은 바이오 기업 모더나가 먼저 움직였다. 중국 연구진이 공개한 바이러스 유전체 서열을 바탕으로 즉시 설계에 착수했고 42일 만에 임상 시험용 백신 후보를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보냈다. 첫 사람 투여까지 걸린 시간도 63일에 불과했다. 당시 상용화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 없었기에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컸지만, 모더나는 모든 정보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같은 해 12월 18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모더나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고, 2021년 모더나의 매출은 약 185억달러(약 28조원)로 늘었다. 전년 매출 8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비해 스무 배가 넘는 성장이었다.
왜 모더나는 달랐을까. 같은 조건에서 많은 기업이 멈칫할 때 무엇을 다르게 보았기에 앞서 나갔을까. 기술력이나 운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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