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의 여파로 원유 가격이 상승하여 전기차 구매가 촉진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성능과 안전 그리고 가격에서 훌륭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내연기관 기술과 고급 자동차 시장에 대한 자부심으로 전기차가 가져올 시장 변화를 애써 외면했다. 그 결과 독일 경제는 침체를 겪고 있다. 내연기관은 각 자동차 제조사의 고유한 엔진과 그에 따른 디자인과 성능이 브랜드 가치를 갖고 사회적 신분을 드러낸다. 그러나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는 전문 제조 업체 제품을 공유하며,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로 차별화한다.
결국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향후 각각 실용성과 브랜드라는 경계로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이 크다. 전통 내연 엔진을 장착한 고급 브랜드 자동차를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를 이동 수단으로 생각하는 고객은 유지비가 저렴한 전기차를 선호할 것이다. 전기차의 대중화는 중국 테크놀로지 진격의 대표적인 예다.
2026년 1분기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실적은 놀랍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고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도 거침이 없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주요 제조 대기업의 시가총액(시총)이 코스피 전체 시총의 절반을 넘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주식시장 시총은 미국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총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개별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산업 투자액은 미국 외 다른 나라의 AI 산업 투자보다 액수가 크다. 테크놀로지 차이가 곧 국력의 차이다.
중국은 전기차, 로보틱스, 배터리, 드론 등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와 산업 원료 등 전략산업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인도는 이공계 고급 인력 풀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술 창업이 활발하며, 지정학적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넘어온 세계 공장의 역할을 하기 위해 분주하다. 바야흐로 테크놀로지가 가져오는 경제 발전이 정치적 올바름의 가치를 넘어서서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국가의 경제 경쟁력이 중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경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테크놀로지가 가져올 위협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은 종전 후 군수산업을 민영화하여 오랜 기간 세계 2·3위의 경제 대국의 지위를 유지했으나 결국 시대가 요구하는 첨단 기술 산업의 경쟁력에서 밀려 뒤처졌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힘써서 철강, 건설, 조선, 자동차, 전자, 방산, 석유화학, 원자력,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산업 기술 불모의 나라에서 전방위 산업 기술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이 땅에서 가장 총명한 엔지니어와 가장 근면한 현장 기술자가 70년 이상 세대를 이어서 부단한 노력과 희생을 축적한 결과다.
최근 반도체 제조사 노동조합의 이익 분배 요구는 반도체 이외의 다른 산업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업계의 영업이익이 급등한 것은 1년 전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0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에 그만큼 내릴 수도 있다. 감내할 수준의 파격적인 성과급은 우리나라가 제조 빅테크 강대국으로 나아가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산업 경쟁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기술 인력에 대해서는 합당한 경제적인 보상 없이 명예와 자부심만 주어졌다. 의대 편중이 일어난 것은 엔지니어와 이공계 박사의 공부 기간과 강도가 의사와 비교해 차이가 없음에도 경제적 보상과 직업 안정성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의 파격적인 성과급은 우수한 인력을 이공계로 유치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더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를 선택해 우리 산업이 더 많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는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선조가 만들어 준 강대국이 될 절호의 기회를 우리가 긴 안목으로 관용하며 현실로 만들어 가야 한다. 테크놀로지 경쟁력이 강대국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