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유시장경제를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은 ‘법치(rule of law)’와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이다. 기업은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이윤을 추구하고, 정부는 게임의 규칙이 공정하게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심판 역할에 충실할 때 시장은 비로소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에서 목격되는 일련의 사태는 이러한 시장경제의 대원칙이 정치 논리에 의해 얼마나 쉽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부 권력이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 직접 개입하고, 최고 권력자가 특정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음모론적 시각으로 재단하며 불매운동을 부추기는 현상은 단순한 정책적 과오를 넘어선 ‘경제의 정치화’라는 위험한 신호탄이다.
관치(官治) 부활: 구매 단가 개입과 '초과 이윤'이라는 환상
최근 고용노동부(노동부) 장관이 반도체 대기업을 향해 “회사 이익을 직원 및 하청 업체와 배분하라”며 납품·구매 단가 조정을 시사한 발언은 시장경제의 본질을 오해한 초법적 발상이다. 기업 경영에서 초과 이윤이란 실존하는 고정자산이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기업이 시장에서 얻어낸 정당한 대가이자, 향후 닥쳐올 불황을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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