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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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산업 덕분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1% 후반대에서 2% 중후반대로 높아졌고, 코스피도 8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1만 포인트 시대 개막이 기대되는 등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인다. 반면 주요 가격 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아져, 낙관적인 기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부형 -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박사,전 대구경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부형 -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박사,전 대구경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우선 원화 환율부터 살펴보자. 지난 3월, 달러당 1500원대에 진입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고환율 현상이 이어진 끝에, 6월 들어서는 장중 1562원을 넘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8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월간 수출은 물론 경상수지도 역대 최고치 또는 그에 준하는 실적을 기록하는 등 대외 거래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 환율 불안정성은 오히려 확대되며 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 급기야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600~17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확산하고 있다.

다음은 물가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로, 2024년 3월 이후 26개월 만에 3%대에 재진입했다. 경제 전반의 수요 압력 상승에 따른 건강한 수요 견인형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이라면 좋겠지만, 환율 불안과 더불어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 유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물가 상승은 반길 일이 아니다. 시장의 우려처럼 원화 저평가가 이어지고 이란 전쟁 종전 협상마저 난항을 거듭한다면,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금리도 문제다. 국고채 1년물 금리가 불과 1개월 사이에 0.3%포인트 상승해 3% 초반대로 올라서는 동안, 5대 시중은행 주택 담보대출 고정 금리는 7%를 상회할 만큼 높아졌다. 신용 대출금리 역시 6%에 육박하는 등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더군다나 본격적인 금리 상승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지난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따르면, 연말까지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데, 이것이 현실화한다면 시장 금리 상승세도 그만큼 가팔라질 수 있다.

고환율·고물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현 상황만 고려하더라도 통화정책 방향 전환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염려스러운 점은 기준금리 인상 등을 통한 통화·금융 긴축이 물가와 환율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취약한 가계와 내수 기업 등 특정 경제주체에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통화정책 전환 속도 조절에 실패한다면, 거품 논란이 있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 전반의 안정은커녕 오히려 금융시장 혼란과 급격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다.

1년 넘게 기준금리를 동결해 온 만큼,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영향과 대응책은 누구보다 정책 당국이 면밀히 검토해 왔을 것이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정책 경로를 선택하길 바라며, 개별 경제주체 역시 스스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때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