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6월 13일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현장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6월 13일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현장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 뉴스1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24 Heures du Mans)’에 한국 브랜드 최초로 출격해 완주에 성공했다.

6월 14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서 열린 제94회 르망 24시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팀의 하이퍼카 ‘GMR-001’ 19호차가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 출전해 최종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923년 창설된 르망 24시는 세 명의 드라이버가 약 14㎞ 트랙을 24시간 쉬지 않고 달려 최장 거리를 겨루는 대회로, 국제자동차연맹(FIA)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의 핵심 라운드다. 페라리, 도요타, BMW 등 18개 명문 팀과 맞붙은 제네시스는 첫 바퀴를 5위로 통과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회 우승은 도요타 7호차에 돌아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경기 전 차고를 직접 찾아 기술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드라이버와 엔지니어에게 선물을 건네며 팀 사기를 북돋웠다. 이어 정 회장은 피에르 피용 프랑스 서부 자동차 클럽(ACO) 회장과 리샤르 밀 FIA 내구레이스위원회 회장 등 글로벌 모터스포츠 업계 핵심 인사와 면담을 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사장이 6월 13일 ‘르망 24시’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뉴스1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사장이 6월 13일 ‘르망 24시’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뉴스1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이번 출전을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강자인 독일 3사(벤츠·BMW· 아우디)를 뛰어넘기 위한 브랜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현장에서 ‘마그마’ 브랜드의 GT 콘셉트카 2종을 공개하며 고성능 라인업의 양산 가능성도 시사했다. 극한 레이스에서 검증된 내구성과 파워트레인 기술은 럭셔리 브랜드가 갖춰야 할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동화 전략도 속도를 낸다. 제네시스는 하반기부터 유럽 시장에 기존 전기차(EV) 라인업에 더해 고효율 하이브리드카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를 동시에 투입하는 ‘친환경차 다각화 패키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EREV는 엔진이 구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배터리 충전용 발전기로만 활용돼,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을 유지하면서도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6월 13일 ‘2026 뉴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그룹
6월 13일 ‘2026 뉴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그룹

최태원 “AI, 개인 넘어 조직 전체로”

‘1인 1 에이전트’ 도입 촉구… AX 가속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성원 전원에게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1인 1 에이전트’를 제안하며 AI 전환(AX) 가속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최 회장은 6월 11일부터 사흘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이천포럼’ 에서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업무에 특화된 개인 맞춤형 AI 비서 서비스를 의미한다.

최 회장은 “구성원 90% 이상이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개인 차원을 넘어 조직 전체의 성과로 연결해 줄 AI가 필요하다”며 “나 역시 에이전트를 수도 없이 만들어 경영진·구성원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X의 본질을 ‘운영 개선(OI)’으로 규정하고, “난제를 돌파하고 미래 기회에 대응하는 힘은 결국 OI 능력에서 나온다”며 AX 기반의 실행력 강화를 당부했다.

최 회장은 SK의 경쟁력도 자신했다. “메모리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에너지, 전기화 능력까지 AI 시대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지금 전속력으로 AX를 실행하지 않으면 이 절호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경영진에게 위기의식을 촉구했다.

6월 12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 뉴스1
6월 12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이재용, 伊 페라리·스텔란티스와 회동

“한국·이탈리아 기술, 힘 합치면 시너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현지 주요 기업인과 연쇄 면담을 갖고 첨단산업 협력 확대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6월 12일 로마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참석해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 등 현지 기업인과 소통했다. 이 회장은 “이탈리아는 삼성에 특별한 국가”라며 “밀라노 가구쇼는 놀라운 영감의 원천이었고, 삼성 최고디자인책임자(CDO)도 이탈리아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 강국 이탈리아와 기술혁신의 한국이 힘을 합치면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페라리·스텔란티스 등 현지 기업과 모빌리티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페라리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회장과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의 27년간 인연도 협력의 든든한 토대다. 이 회장은 페라리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엘칸 회장은 “한국은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시장이자 고향 같은 국가”라며 전동화·디지털화 분야에서 협업 의향을 내비쳤다.

초고압 차단기로 미국 전력 시장 선점에 나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 효성그룹
초고압 차단기로 미국 전력 시장 선점에 나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 효성그룹

조현준, 美 초고압 차단기로 승부수

효성중공업, 콴타와 합작… 10월 가동

효성중공업이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초고압 변압기에 이어 초고압 차단기까지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 

효성중공업은 자회사 효성 하이코가 미국 최대 전력·에너지 인프라 EPC(설계·조달·시공) 기업 콴타(Quanta Services)의 자회사와 합작 법인 ‘HYOSUNG HICO BREAKER, LLC’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6월 14일 밝혔다. 7월 출범하는 합작 법인은 10월부터 펜실베이니아주 캐넌즈버그 소재 콴타 공장에서 72.5㎸~800㎸ 초고압 차단기를 생산한다. 초고압 차단기는 사고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전력망 핵심 설비다. 

이번 합작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현지에서 콴타 CEO와 최종 합의를 끌어낸 결과다. 조 회장은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력 인프라 고도화가 필수 과제인 만큼 미국 전력 시장의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합작으로 국내 전력 기기 업체 최초로 미국 내 변압기·차단기 생산능력을 모두 확보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팽창하는 미국 전력 기기 시장을 현지 생산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