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창업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가 2026년 6월 12일 나스닥 상장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스페이스X 창업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가 2026년 6월 12일 나스닥 상장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이미지 크게 보기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산관리전략부 선진국 전략 수석 연구원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산관리전략부 선진국 전략 수석 연구원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은 미국·이란 충돌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도 반도체 기업의 랠리가 이어졌다. 그렇다면 하반기는 어떨까. 큰 틀에서 확인해야 할 점은 세 가지다. 

하반기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마무리되더라도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라도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중간선거,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정책 방향, 주요 대형 기업의 기업공개(IPO) 영향도 구체화할 시기다. 여기에 주요국 거래소는 자산 거래 방식과 시간, 정책 등을 변경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큰 방향성을 읽는 일이다. 

미국·유럽·아시아, 자체 공급망 강화

첫 번째 흐름은 주요국의 자체 공급망 강화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완화되더라도 이미 에너지·원자재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각국은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더 구체화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등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기업이 미국 내 제조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에도 공급망 불확실성은 이어졌으나, 대형 기업의 펀더멘털 훼손은 우려보다 제한적이었다. 2018년 미·중 무역 갈등,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을 거치며 공급망 재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유럽뿐 아니라 중동에서도 국가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요국 정부와 기업 모두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여부가 중요해졌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올해 상반기 반도체 장비 업체가 부각됐다면 하반기에는 전통 제조 시설 관련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인프라·기계 업체가 해당하며, 더 나아가서는 소재 업체에 대한 관심도 높여야 한다. 다양한 제조 시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부품과 장비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하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들 업체는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되는 시기에 실적 기대치가 추가로 개선될 수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AI 도입 효과 다각화… 수혜 산업도 확대

두 번째 흐름은 인공지능(AI) 도입 영향의 다각화다. 과거에는 AI 도입에 따라 기존 사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업체와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이 구분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도입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던 업체가 오히려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려 매출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6월 12일(이하 현지시각)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를 비롯해 하반기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상장을 시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AI 산업이 기술 경쟁을 넘어 주주와 소통도 중요해지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AI 관련주 중에서도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업과 기대감만 앞선 기업이 나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AI 도입을 통해 새 제품을 출시하거나 사업 영역을 확장해 대형 고객의 유입이 늘어나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 


이미지 크게 보기

AI·우주 결합… 성장 산업 간 시너지

세 번째 흐름은 AI에 우주 기술이 더해지고, 공급망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CAPEX)가 이어지며 기업 간 시너지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AI에 이어 우주산업이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과거 우주 관련 기업은 발사체와 미사일 업체에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웨어러블, 인프라 업체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단순히 위성 산업을 넘어 위성 네트워크와 지상 네트워크가 결합하면서 활용도가 넓어지면서다. 

AI와 우주 기술이 도입되고 대형 기업의 투자가 지속되면서 산업 자동화와 로봇 관련 기업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한 기업의 고용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 기업은 과거처럼 인력을 크게 늘리거나 인건비를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AI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효율을 높이고 복잡한 프로세스를 24시간 관리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성장이 하반기 미국 지수 상승 동력

이러한 기술 융합과 성장은 S&P500 지수의 추가 상승 동력이다. 하반기 S&P500 지수는 8000 선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반도체 기업과 원유 가격 상승 영향이 반영된 전통 에너지 기업 이외에도 다양한 업체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의 11개 업종 중 헬스케어, 필수 소비재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업체의 2026년 연간 주당순이익(EPS)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정보기술(IT), 소재, 커뮤니케이션 업종의 EPS는 전년 대비 각각 52%, 40%, 27%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란 충돌 영향이 크게 반영된 산업재 업종의 EPS 역시 글로벌 기관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 집계 시스템(IBES) 분석 결과, 1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S&P500 기업 전체 EPS 전망치는 연초까지만 해도 14~16% 늘어나는 것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4~5월 실적 발표 기간 이후에는 24~26%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양한 성장 산업이 부각되고, 대표 기업의 실적 눈높이가 개선되고 있고, 국가 간 패권 경쟁 속 정부와 기업의 공급망 강화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시장 환경은 과거보다 더 복잡해졌다. 참여자는 많아졌고, 거래방식과 거래되는 금융자산도 다양해졌다. 단순히 실적, 자산의 특징뿐만 아니라 대외 변수에 따른 등락도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보다 부지런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지만, 하반기에도 커다란 방향성을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 

‘S.I.S.O’ 주거니 받거니 성장 산업에 주목

하반기에 주목해야 하는 테마로 S.I.S.O를 제시한다. 반도체(Semiconductor), 인프라(Infrastructure), 우주(Space), 온디바이스·기기 간 연결(On-device·D2D)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관련 업체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처럼 일부 테마·기업에만 의존하기보다 이들 산업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업체를 선별해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파생적으로 부각될 산업은 ‘보안’이다. 공급망 강화에 필요한 장비, AI와 우주 기술의 다각화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가 이에 해당한다.

주목할 만한 대형 성장주로는 엔비디아와 알파벳이 있으며, AI·우주·인프라 관련주 중에서는 캐터필러와 가민, 보안 관련 업체 중에서는 시스코 등이 있다. 성장지수펀드(ETF)로는 미국 초대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MGK, 우주산업 테마인 UFO, 사이버 보안 및 AI 관련 기업을 담은 RSHO 등을 들 수 있다. 하반기는 일부 반도체 기업 이외에도 정부와 기업의 투자 증가 수혜를 입을 다양한 산업으로 시야를 넓혀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산관리전략부 선진국 전략 수석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