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북한 문제를 남북 관계나 북핵 문제라는 좁은 틀에서 바라본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한반도를 넘어선 지정학적 행위국이 됐다. 완충지대에 머물던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이제 중·러가 미국을 견제하는 자산으로 전환됐다. 한국 역시 북한 문제를 더 넓은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8일 김일성광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의식이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8일 김일성광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의식이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 뉴스1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서울대 법대, 국방대 국방관리 대학원 석·박사, 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전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서울대 법대, 국방대 국방관리 대학원 석·박사, 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전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6월 8일과 9일 양일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했다. 조중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을 기념하는 방북이었지만, 그 의미는 단순한 기념행사 이상이었다. 불과 얼마 전 시진핑은 중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났고, 곧바로 평양을 찾았다. 북한 문제가 더 이상 한반도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미·중 전략 경쟁과 국제 질서 재편이라는 거대한 맥락 속에 놓여 있다는 증거다.

혈맹에서 합종연횡으로 바뀐 북·중 관계

북·중 관계를 이해하려면 조중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의 본질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61년 체결된 이 조약은 북한과 중국이 외부 침략을 받을 경우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냉전기 사회주의 진영 집단 안보 체제의 성격을 띠고 있었으며,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미국 세력으로부터 중국 동북 지역을 보호하는 전략적 완충지대였다. 북한은 중국의 안보 보장을 통해 체제 생존을 확보할 수 있었다.

김일성 시기 북·중 관계는 혈맹으로 상징된다. 중국인민지원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북한 정권을 구해냈고, 북한은 이를 체제 정통성의 중요한 기반으로 활용했다. 표현과 달리 양국 관계가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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