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4chan’의 미스터리 게시판에 한 장의 이미지가 올라왔다. 비스듬히 촬영된 실내 공간에는 노란 벽과 바닥 그리고 천장의 형광등만 보였다. 이 평범한 사진은 설명하기 어려운 기이함을 풍겼다. 특히 함께 게시된 짧은 글은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현실의 경계를 잘못 넘어서는 순간, 사람은 ‘백룸’이라 불리는 공간에 갇히게 된다. 그곳은 끝없이 반복되는 방의 미로이며, 어딘가에는 당신을 지켜보는 무언가가 숨어 있다.”
유튜브 영상은 정지된 이미지로는 전달하기 어려웠던 백룸의 공간감을 구현하며 유행을 가속했다. 일인칭시점의 카메라는 끝없이 이어지는 방과 복도를 따라 이동하며 관객을 미로 속으로 끌어들인다. 무엇보다 그곳에는 사람이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형식적 특징은 ‘리미널 스페이스’라는 미학적 개념과 맞닿는다. 텅 빈 공항이나 쇼핑몰, 인적이 끊긴 도시 광장처럼 사람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이 사라진 풍경은 낯설고 불안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정서는 도시의 많은 공간이 비워졌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강한 공감을 얻었다. 이후 2022년 케인 파슨스의 단편 영상 시리즈는 백룸을 인터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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