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월 한때 1560원에 다가서며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수치가 불러내는 기억은 무겁다. 1997년에도, 2008년에도 환율은 위기와 함께 치솟았고, 그 경험은 환율의 상승을 곧 위기의 전조로 읽는 습관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물음은 환율이 얼마나 높은가가 아니다. 이 원화 약세가 단지 가격의 움직임인지, 아니면 금융 시스템 자체의 훼손인지다. 통화 약세와 시스템 붕괴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건이며, 둘을 뒤섞는 순간 진단도 처방도 어긋난다.
현물환 시장에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환 위기를 진짜 위기로 만드는 것은 환율의 높이가 아니라 자금의 마름이다. 1997년과 2008년의 본질은 달러를 빌리고 굴리는 시장에서 달러 자체가 자취를 감춘 데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조달 비용을 가늠하게 하는 스와프 레이트는 위기 국면처럼 역전 폭이 벌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좁혀지고 있다. 만약 달러가 정말로 마르고 있다면 가장 먼저 문제가 생기는 곳이 바로 이 시장이지만, 이 시장은 현재 안정적이다.
개별 지표를 짚어 보아도 같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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