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1등 했다고 자랑하는 소리 들으면 화가 난다. 이제는 세계 챔피언이라야 챔피언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프랑크푸르트선언에서 한 말입니다. 기업인의 시야 크기만큼 회사가 성장한다는 메시지로 인용되는 이 대목을 떠올린 건 6월 12일(현지시각)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으로 인류 역사상 첫 조만장자(재산 1조달러 이상)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의 넓은 시야를 들여다보면서입니다. 그의 사업은 인류가 우주의 여러 행성을 오가는 단계로 문명을 진보시키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혁신가 머스크 리더십 M·U·S·K’는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증시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등의 기록을 쏟아낸 머스크 리더십을 살핍니다.
메시아적 사명으로 대표되는 그의 비전은 엔비디아가 PC를 인류의 가장 중요한 도구로 다시 만들기 위해 PC용 칩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밝힌 젠슨 황의 리더십과도 맥이 닿습니다.
기존 업계 관행을 따라 하지 않고, 상품의 원재료뿐 아니라 공장 자체까지 다시 설계하는 머스크의 파격은 원가 혁신으로 이어졌습니다. 실패 용인 문화와 공장 바닥에서 자는 리더를 보도록 해 직원의 전력을 끌어낸 강한 실행력은 속도전을 가능케 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 산업조직심리학 클로드-엘렌 마이어 교수는 “머스크 내면에는 ‘탐험가’ ‘창조자’ ‘반역자’ 원형이 충돌하며 공존하고 있다”며 “이는 인류 구원이라는 거시적 이타주의와 직원에 대한 냉혹함이 함께 나타나는 예측 불가능한 리더십의 배경”이라고 분석합니다.
머스크 리더십은 주 80~100시간에 이르는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강요하고, 극우 성향 발언으로 회사 매출과 주가에 영향을 주는 그림자도 있습니다. 결정적인 약점은 본인이 떠난 후에도 자기 강점이 지속되도록 하는 위대한 기업인의 모습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미국의 기술 매체 아르스테크니카의 수석 우주 기자인 에릭 버거는 “(머스크의) 대안이 될 만한 내부 시스템이나 리더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합니다. 1971년생 머스크가 조만장자를 넘어 위대한 기업인이 되기 위한 라스트 마일을 어떻게 완성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닮은 기계, 그 너머의 패권 전쟁
휴머노이드를 단순한 첨단 기술 제품이 아니라 미·중·한 3국의 국가 전략이 충돌하는 각축장으로 읽어낸 시각이 신선했다. 특히 가치 사슬 분석은 화려한 외형 뒤에 숨겨진 부품 패권의 실체를 정확히 짚었다. 로봇이 공장 라인에 서는 순간 일자리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이번 기획을 읽으며 처음으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이준혁 제조업 종사자
중국의 속도, 한국의 선택
유니트리와 애지봇이 불과 수년 만에 글로벌 경쟁사로 부상한 배경을 공급망과 자본 흐름으로 풀어낸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피겨AI의 시리즈 B 투자 규모와 중국 기업의 추격 속도를 나란히 놓고 보니, 한국이 부품 소재 분야에서 어느 포지션을 노려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됐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만의 틈새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최서연 스타트업 종사자
한국 전략, 반쪽에 머물지 않으려면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한국 휴머노이드 전략의 출발점으로 본 시각이 좋았다. 기술력과 브랜드를 동시에 확보한 셈이지만, 그것을 실제 산업 생태계로 연결할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성과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하게 된다. 인수가 진정한 전략적 자산이 되려면 결국 국내 공급망과 연결이 관건이 아닐까 싶다.
-박민수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