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뉴스1
이재명(가운데)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뉴스1

6월 29일 오후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허리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두 회장에게 “국가 영웅, 국민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삼성과 SK그룹이 이날 내놓은 투자 수치는 합산 4755조원으로, 대한민국의 2025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약 2663조원)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반도체, 피지컬 AI(Physical AI·물리적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AI),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제시했다.

반도체 전략의 이름은 ‘3S+1F’다. 속도전(Speed)·거점전(Stronghold)·선도전(Spearhead)에 총력 지원 체계(Full-support)를 묶었다. 핵심은 서남권으로, 800조원이 투입돼 메모리 반도체 팹(fab·공장) 4기(삼성전자 2기·SK하이닉스 2기)와 생태계를 구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존 생산 벨트에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중심으로 한 서남권이 제2의 K-메모리 반도체 허브로 부상하는 구도다. 용인 국가산업단지(산단)와 일반산단 최종 팹 완공을 각각 7년, 12년 앞당겨 5년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두 배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6월 30일 광주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과 SK에 용인과 서남권 동시투자를 제안했고, 이 회장과 최 회장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입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패키징 거점을 조성하고, 동남·대경권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허브로 육성한다. 피지컬 AI는 2030년 글로벌 1강을 목표로 내걸었다. 제조업 AI 전환(M. AX), 핵심 기술 역량 확보(Master), 대량생산(Mass Production) 등 ‘3M’ 전략을 가속한다. 매년 1000대 이상의 업종별 특화 AI 로봇을 현장에 보급하고 전문 인력 1만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독자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3년 안에 개발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는 SK·GS·네이버와 손잡고 1단계로 8.4 (기가와트)를 구축한다. 세 개 기업이 약 550조원을 투입하며, 최종 목표는 18.4GW다. 인프라는 정부가 맡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남권 반도체 공장에 6.3GW 전력과 65만t 용수를, 용인에는 15GW 전력과 150만t 용수를 적기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 2655兆 투입… 구미·울산·거제도 투자

삼성은 총 2655조원의 투자를 꺼내 들었다.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2030조원을 투입한다. 평택캠퍼스는 5, 6호기를 동시 건설해 기존 계획 대비 공기를 3~4년 단축하고, 2042년 완공 예정이던 용인 클러스터의 여섯 번째 팹은 완공을 2035년으로 앞당긴다. 반도체 새 단지 후보로는 광주특별시가 언급됐다. 삼성은 이 지역에 40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충청권(천안·온양)에는 HBM, 최첨단 패키징을 집중한다. 비수도권에는 625조원을 투자한다. 구미엔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양산 라인을, 삼성SDS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부산엔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선도 거점, 울산엔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생산 시설, 거제엔 삼성중공업의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거점이 들어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인천 송도에 집중 투자한다. 


이미지 크게 보기

SK하이닉스-반도체, SKT-AI 총 2100兆

SK그룹은 총 2100조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에 1100조원,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원을 책정했다. 

2045년 완공 예정이었던 용인 클러스터는 12년 앞당겨 2033년까지 네 번째 팹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600조원이 쓰인다. 청주에는 100조원을 투자해 낸드(NAND) 신공장을 세우고, 서남권 신규 클러스터 팹 2기에는 400조원을 투입한다. AI 데이터센터는 SK텔레콤 주도로 전국에 걸쳐 15GW를 구축하기로 했다. 1단계 5GW를 먼저 조성한 뒤, 2035년까지 추가 10GW를 순차 확대한다. 

Plus Point

삼성 “행정·전력·용수”, SK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 건의

총규모 4755조원의 투자 계획 발표가 끝난 직후,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엔 정부를 향한 건의 차례였다. 전 부회장은 크게 행정과 전력·용수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요청했다. 전 부회장은 “투자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속한 원스톱 행정 지원이 절실하다”라며 “용인 국가산단을 포함해 전담 부서가 이런 절차를 한 곳에서 신속하게 처리해 준다면 기업이 더 빠르게 투자하고,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력과 용수 지원과 관련해 “글로벌 경쟁국 수준의 안정적 공급 및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국가가 직접 국가산단까지 공급을 보장해 달라”고 했다. 곽 사장은 용인과 청주에 대한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을 요청했다. 인력의 지방 정착 문제도 직접 언급했다. 곽 사장은 “젊은 인재가 많이 (투자 지역에) 갈 텐데,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교육 문제”라며 “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인력의) 조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신속한 원스톱 행정 절차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겠다”라며 “청와대에 이 사안만 전담하는 팀을 별도로 구성해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 요청에는 “행정 지원은 당연하고, 재정 지원은 실무 토론을 해보겠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