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개방 이후 중국을 외국 기업 또는 해외시장과 연결하는 구호는 두 가지였다. 먼저 인진라이(引進來)라 하여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수입해 경제성장의 마중물로 삼았다. 이와 함께 조우추취(走出去)를 통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출해(出海)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말 그대로 바다로 나간다는 말인데, 은유적으로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의미한다. 과거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한 단계 성숙해 중국의 서비스, 브랜드, 콘텐츠를 수출하고 새로운 형태의 현지 합작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반영한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중국의 국무원이 반포한 ‘국무원의 대외투자에 관한 규정(國務院關於對外投資的規定)’이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본 규정은 최초로 국무원이 제정·반포한 행정 법규의 형식으로, 중국 투자자가 대외투자를 추진할 때 필요한 기본 원칙과 절차, 관리·감독과 법률 책임에 관한 제반 사항을 규정했다. 중국을 둘러싼 지경학적 변화가 급변하는 현실에서 대외투자와 관련한 심의 허가 같은 통상적인 업무 외에도 국가 안보, 데이터 보안, 기술 수출, 수출 통제 등 새롭게 등장한 첨예한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본 규정은 대외투자를 ‘투자자가 자산·지분을 투입하거나 융자·담보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다른 국가(지역)의 기업이나 자산 등의 소유권, 통제권, 경영 관리권과 기타 관련 지분을 획득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투자자의 범위에 중국 경내의 기업, 기타 조직에 더해 ‘개인’을 처음으로 포함했다는 점이다(제2조). 다만, 개인의 대외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방법은 국무원과 상무 주관 부서에서 제정하도록 되어 있어, 향후 구체적인 세칙의 제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제33조).
본 규정은 대외투자를 위한 중국 내부의 필요 역량의 총동원령이라 할 수 있다. 규정에 따르면, 국가는 해외 종합 서비스 시스템을 완비하여 무역과 투자의 일체화를 촉진하고 공공 플랫폼과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외교·법률·재정 및 조세, 금융, 경제 무역, 물류, 출입국, 세관, 무역 촉진 등 각 영역의 서비스 자원을 통합하여 대외투자자를 위한 서비스의 제공을 보장하도록 했다(제6조).
이제 중국의 투자자는 대외투자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외국 파트너와 거래 구조를 설계할 단계에서부터 발전과 개혁위원회와 상무부가 관할하는 대외투자 프로젝트의 심의와 등록, 외환, 세무, 경영자 집중 신고, 수출 통제, 국가 안보, 인터넷 보안과 데이터 국외 이전 관련 컴플라이언스 문제, 국내 인원을 해외에 파견할 때 필요한 노동법 문제, 투자의 주체가 국유 기업인 경우에는 국유 자산 감독 관리 등의 각종 요구 사항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이번에 시행된 규정은 중국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나침반과 같다. 눈앞에 놓인 중국 밖의 지형은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해지고 암초도 많아졌다.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을 떠나 한국에 무사히 도착하고, 우리 기업 및 소비자들과 만나 서로 윈윈(win-win)하기까지 우리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나침반을 함께 잘 읽고, 출발부터 목적지까지 안전한 운항이 될 수 있도록 이해와 인내심을 가지고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