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만 읽는 시대, 퇴화하는 인간 지능에 관한 경고

읽지 않는 사람들

나오미 배런│전병근 옮김│웅진지식하우스│

2만2000원│412쪽│6월 17일 발행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책을 읽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텍스트는 더 많이 생산되고 소비된다. 보고서와 기사, 논문과 이메일, 채팅과 댓글은 하루에도 끝없이 쌓이고, 생성 AI(Generative AI)는 그 텍스트를 요약하고 다시 써준다. 인간은 읽는 시간을 아꼈다고 생각하지만, 그사이 읽고 판단하는 능력 자체를 기계에 넘겨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저자는 이 질문에서 출발해 AI 시대 읽기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인간은 지난 5000년 동안 유일한 ‘읽는 종’이었다. 읽기는 단순히 문자를 해독하는 기술이 아니다. 텍스트를 통해 의미를 구성하고, 타인의 관점을 상상하며, 무엇을 믿고 의심할지 스스로 판단하는 인지 활동이다. 저자는 읽기가 인간의 뇌와 공감력, 비판적 사고를 단련해 왔으며, 문명 발전의 핵심 기둥이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능력이 한 번 익히면 영원히 유지되는 기술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읽지 않으면 읽기 근육은 약해진다. AI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학생은 과제 자료를, 직장인은 보고서를, 연구자는 논문을 AI에 읽게 하고 요약하게 한다. 저자는 이를 ‘생각의 외주화’로 본다. 효율성은 높아지는 듯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은 텍스트를 직접 읽고 맥락을 파악하며 판단에 이르는 과정을 건너뛴다. AI는 의미를 이해한다기보다 방대한 데이터 속 패턴을 계산해 가장 그럴듯한 문장을 내놓는다. 인간의 읽기가 삶의 경험과 기억, 감정, 맥락을 끌어와 의미를 구성하는 행위라면, AI의 읽기는 통계적 예측에 가깝다. AI가 읽기 현장에 침투한 구체적 사례도 짚는다. 채용 담당자는 수많은 이력서를 검토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대학 입학 전형에서 AI가 자기소개서를 읽고 평가한다. 심지어 AI가 써준 지원서를 또 다른 AI가 평가한다. 문제는 오류와 편향이다. AI가 물음표 하나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내놓은 사례처럼, 기계의 판단은 언제든 잘못된 결론을 그럴듯하게 포장할 수 있다. 

저자는 읽기의 목적을 판단을 위한 읽기, 학업과 업무를 위한 의무적 읽기, 즐거움과 성장을 위한 자발적 읽기, 사회적 연결을 위한 읽기로 나눠 살핀다. 특히 문학 읽기가 공감력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한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은 학생이 이민자나 난민, 성소수자처럼 낙인 찍힌 집단을 향한 편견을 낮췄다는 연구는 읽기가 타인의 삶을 상상하게 하는 힘을 보여준다. AI가 줄거리를 요약해 줄 수는 있어도, 독자가 인물과 함께 흔들리고 타인의 마음에 접속하는 경험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책이 경고하는 미래는 ‘텍스트포칼립스’ 다. 인간이 쓰고 읽는 대신 기계가 기계를 위해 텍스트를 만들고, 인간은 그 결과물을 소비만 하는 세계다. 문제는 책을 덜 읽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엇이 중요한지 고르고, 빠진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며,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는 힘이 약해진다. 저자는 AI를 무조건 거부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언제 기계에 맡기고, 언제 직접 읽어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어떤 독자로 남을 것인가. AI가 대신 읽어주는 시대, 직접 읽는 일은 더 느리고 비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비효율 속에서 인간은 생각하고, 의심하고, 공감하고, 연결된다. ‘읽기’를 오래된 습관이 아니라 인간 지능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로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부의 문해력이 가족의 미래를 바꾼다

부자 아빠의 리치 패밀리

로버트 기요사키│오웅석 옮김│

민음인│1만7000원│

228쪽│6월 10일 발행

부자는 직장이 아니라 가정에서 만들어진다는 ‘부자 아빠’ 시리즈의 핵심 철학을 다음 세대의 금융 교육으로 확장한 책이다. 저자는 ‘금융 문해력’을 부의 출발점으로 제시하며 자산과 부채, 현금 흐름, 투자 소득의 원리를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장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산 중심의 사고방식과 가족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금융 습관, 돈을 바라보는 관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한강의 기적, 서울을 보는 새로운 방법

서울 현상(Seoul Phenomena)

임동우·모토엘라스티코 등│

안그라픽스│5만3000원│

256쪽│6월 16일 발행

서울을 설명하는 도시 안내서는 많지만, 이 책은 서울을 하나의 ‘현상’으로 읽어낸다.건축가와 연구자, 사진가 등 여덟 명의 저자는 종로 삼륜차와 반지하, 지하상가, 대단지 아파트, 작은 산, 원스톱 건축 등 익숙한 풍경을 통해 압축 성장의 흔적과 도시의 작동 방식을 해부한다. 외부자의 시선으로 서울의 숨은 질서와 리듬을 포착하며,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4시 퇴근, 성과 두 배, 덴마크의 경쟁력

제3의시간

하리카이 유카│정지영 옮김│

센시오│1만9000원│

200쪽│6월 22일 발행

오후 4시면 퇴근하지만, 국가 경쟁력과 행복도는 세계 최상위권인 나라. 책은 덴마크 경쟁력의 비결을 ‘제3의시간’에서 찾는다. 일과 가정 밖에서 자기를 위해 쓰는 시간을 중심에 두고, 이를 지키기 위해 신뢰 기반의 조직 문화와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을 구축한다. 저자는 덴마크 현지 경험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생산성과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명한다.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선점하는 넥스트 AI 테크 트렌드

박정호의 기술예보

박정호│한빛비즈│2만3000원│

335쪽│6월 26일 발행

AI, 블록체인, 로봇, 에너지, 우주. 책은 다섯 가지 기술이 따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며 미래 산업과 부의 흐름을 바꾼다고 설명한다. AI 확산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소형모듈원전(SMR), 위성 서비스산업까지 연쇄적으로 성장시키는 구조를 짚고, 웨어러블 로봇과 우주 바이오산업 사례를 통해 기술 간 연결이 만들어갈 새로운 산업 지형을 제시한다.

치과 의사 오크트리의 26년 투자 이야기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

최락현│부크온│2만2000원│

260쪽│6월 30일 발행

치과 의사이자 26년 차 투자자인 저자는 시장을 이기는 것보다 살아남는 원칙을 강조한다. 주가를 예측하기보다 자기만의 투자 전략과 매수·매도 기준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며, 강세장에서 경계심을 잃지 말고 좋은 기업을 기다리다 결정적 기회가 오면 과감히 비중을 실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보다 생존을 우선하는 장기 투자 원칙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차분하게 풀어낸 투자 안내서다.

정권 교체: 도널드 트럼프의 제왕적 대통령직 내부

(Regime Change: Inside the Imperial Presidency of Donald Trump)

매기 하버만·조너선 스완│

사이먼앤드슈스터│34달러│

496쪽│6월 23일 발행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는 ‘미국 대통령직’ 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저자들은 수백 건의 인터뷰와 백악관 내부 취재를 바탕으로, 사법·의회 견제를 넘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트럼프의 국정 운영과 그 파장을 추적한다. 국경 봉쇄와 중동 정책, 법무부의 정치적 활용, 기업과 권력이 맞물린 이해관계까지 주요 결정의 이면을 따라가며 오늘날 미국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해부한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