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오광진
에디터 오광진

미국 MIT에서 만난 20대 중반의 젊은이 네 명이 2022년 졸업 후 창업한 스타트업이 4년 만에 600억달러(약 92조2200억원)의 기업 가치로 팔리게 됐습니다. 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 인도계 이민자 가정과 파키스탄, 스웨덴에서 각각 출생한 친구들이 함께 일군 기업의 몸값은 2025년 11월만 해도 엔비디아와 구글 등으로부터 23억달러(약 3조5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293억달러(약 45조원)로 평가받았는데, 반년 새 두 배로 치솟은 겁니다. 스페이스X가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직후인 6월 16일(현지시각) 지분 교환 형식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한 인공지능(AI) 코딩 스타트업 애니스피어 이야기입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AI가 키운 5조弗 M&A, 돌아온 딜의 시대’는 역대 최고치(5조8000억달러)를 찍었던 2021년 수준으로 거래액이 회복하고 있는 글로벌 M&A 시장을 들여다봤습니다.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발생 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빨라지며 산업 판을 흔들 때입니다. 이번 M&A 사이클은 AI발 판 흔들기와 연계돼 있습니다. 챗GPT 돌풍이 분 지 반년도 안 된 2023년 봄 AI 코딩 에이전트 커서(Cursor)를 출시한 애니스피어는 “전 세계 어떤 거대 언어 모델(LLM)보다 더 많은 코드를 생성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연간 10억달러(약 1조5300억원)의 매출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연초 자체 AI 모델 업체 xAI를 인수한 스페이스X의 애니스피어 베팅은 오픈AI, 앤트로픽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미래 역량’ 매입입니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확보 딜이 이어지고, 50억달러(약 7조6800억원) 이상 메가딜이 M&A 시장을 주도하는 것도 최근 추세입니다. 반독점 규제를 피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핵심 인재와 기술(IP)만 라이선싱하는 어크하이어(acquihire) 방식도 늘고 있습니다. 

메가딜은 합병 기업을 수렁으로 빠지게 하는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기업을 대운에 올라타게도 합니다. 메가딜의 운명은 인수 후 통합과 AI 전환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M&A가 또 다른 출발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READER’S LETTER

M.U.S.K가 보여준 리더십의 역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상장과 세계 1위 부호 등극은 실패를 용인하는 애자일 문화가 이뤄낸 쾌거다. 다만 이런 찬란한 신화의 이면에는 주 80~100시간의 살인적 노동 강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정치적 리스크, 1주당 10표를 행사하는 복수의결권 등 독선적 지배구조가 있다. 리더 1인의 천재성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이 얼마나 이어질지 의심스럽다.

- 김민석 경영 컨설팅 업체 매니저

READER’S LETTER

실패를 기술 축적으로 인정하는 문화 배워야

원가 구조를 해체해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낮춘 머스크의 ‘제1 원칙 사고법’은 한국 제조 기업에 충격을 준다. 한국에서 머스크 같은 인재가 나오지 않는 건 역량 부족이 아니라, 실패를 기술 축적의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직된 환경 탓이 크다. 실리콘밸리식 모험 자본 생태계가 이식되어야 한국형 스페이스X가 나올까 말까다.

- 최태준 경영학과 대학원생

READER’S LETTER

키보드 워리어가 된 CEO 리스크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SNS X(옛 트위터)는 사기업의 자산이 아닌 글로벌 공공 인프라가 됐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국가 규제나 대중적 비판을 우주적 사명을 방해하는 소음으로 치부한다. 극우 정당 지지 발언으로 유럽 내 테슬라 주문량이 급감한 사태는 리더의 공감 능력 결여와 독단이 얼마나 치명적인 리스크인지 보여준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 박민석 증권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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