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씨라이언7. /사진 BYD코리아
BYD 씨라이언7. /사진 BYD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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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씨라이언 7은 수입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Y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였던 구도에 균열을 낸 차로 여겨진다. 특히 449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아우디 출신 디자이너 볼프강 에거의 손길, 셀투바디(CTB)·블레이드 배터리 등 BYD 고유 기술이 집약되면서 ‘저가·불안정’으로 여겨지던 중국 차 이미지를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2026년 4월 나파 가죽 시트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을 더한 플러스 트림(4690만원)이 추가됐다. 

BYD는 국내에서 2026년 상반기 전년 대비 무려 807.9% 증가한 1만1675대를 판매해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시장 4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씨라이언 7은 4477대를 기록(판매의 38.3%), 소형 해치백 돌핀(4511대, 38.6%)과 함께 브랜드 판매를 주도했다. 

BYD의 높은 성장세는 중국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의 가격대별 세그먼트를 잠식해 나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BYD가 7월 1일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씨라이언 7을 약 300㎞ 시승했다.

아우디 출신 디자이너가 그린 '바다의 미학'

씨라이언 7은 BYD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하는 에거의 손을 거쳤다. ‘바다의 미학(Ocean Aesthetic)’이라는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돼 유선형이면서 낮은 차체, 긴 휠베이스(앞뒤 차축 간 거리)가 특징이다. 길이 4830㎜, 너비 1925㎜, 높이 1620㎜, 휠베이스 2930㎜로, 정통 SUV보다는 쿠페형 SUV에 가까운 비례를 갖추고 있다. 공기저항계수(Cd)는 0.28로 우수한 편이다. 

전면부는 X 자 형태로 이어지는 헤드램프가 날렵한 인상을 낸다. 측면은 B필러(차체에서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앞에서부터 A·B·C·D필러로 부른다)부터 D필러까지 검정으로 처리한 플로팅 루프 스타일이 적용됐다. 후면으로 갈수록 상승하는 벨트라인(유리창과 차체 하단부를 가르는 수평선)이 역동적인 느낌을 더한다. 후미에는 스플릿 윙(위아래로 나뉜 날개)과 립 스포일러(얇게 세운 날개)로 구성된 듀얼 스포일러로 고속 주행 안정성을 잡았다. 

실내는 15.6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중심을 잡고,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스포츠 시트와 앰비언트 라이트, 냉각 기능이 적용된 50W 휴대전화 무선 충전 패드, 2.1㎡ 면적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지붕 전체를 유리로 덮은 구조)가 기본 적용된다. 플러스 트림은 인조가죽 대신 나파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 시트를 넣었고, 운전석 메모리 시트, 4방향 전동 허리받침, 전동 레그 서포트, 이지 액세스(운전자가 타고 내릴 때 시트와 운전대가 조절되는 기능)를 더했다. 오디오는 덴마크 다인오디오 스피커 12개(기본형은 11개+서브우퍼·총 775W)로 업그레이드됐고, 12인치 HUD도 플러스 트림에 한정 적용된다.

BYD 씨라이언7. /사진 BYD코리아
BYD 씨라이언7. /사진 BYD코리아

후륜구동이지만 안정적인 하체

동력계는 e-플랫폼 3.0에 셀투바디(CTB) 기술을 적용했다. 배터리 자체를 차체 구조의 일부로 통합해 무게중심을 낮추는 방식이다. 후륜에 영구자석 동기모터(PMSM) 1개를 얹어 최고 출력 230㎾(313마력), 최대 토크 380Nm 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6.7초로, 일상 주행에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 링크 구성에 주파수 가변 댐핑 서스펜션을 전 트림에 기본 넣었다. 후륜구동인데도 차체의 앞쪽 거동이 차분하고, 제동감이 매끄럽다. 조향 반응은 과하게 예민하지도, 둔하지도 않게 조율됐고, 코너링 때 차체 기울어짐도 비교적 자연스럽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초음파 센서 12개, 밀리미터파 레이다(Radar) 5개, 카메라 11개 기반의 ‘디파일럿(DiPilot) 10’으로,레벨 2 수준이다. ‘신의 눈(God’s eye)’이라고 불리는 중국 전용 상위 시스템 ‘디파일럿 100’은 적용되지 않았다. 

82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얹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상온 복합 기준 398㎞, 저온(영하 7도) 기준 385㎞로, 효율 비율이 96.7%에 달한다. 동급 전기차 중 저온 효율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급속 충전은 20%에서 80%까지 약 30분이 걸리지만, 최고 충전 출력이 150㎾ 수준에 머물러 초급속 충전 인프라 대비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BYD에 따르면, 씨라이언 7에 장착된 배터리는 못 관통, 압축, 굽힘, 섭씨 300도 가열, 260% 과충전 시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LFP 블레이드 배터리의 화학적 안정성과 블레이드 형상의 구조적 강성이 결합한 결과다.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인 V2L도 지원하는데, 별도 어댑터 없이 멀티탭을 기본 제공한다.

보조금은 끊겼지만, 자체 지원

씨라이언 7은 출시 초기 국고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 보조금 상당액인 180만원을 BYD코리아가 선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보조금이 152만원으로 확정됐다가 2026년 7월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서 총 35개 참여 업체 중 27개 사만 보조금 지급 자격을 얻었는데, 현대차, 기아,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통과했으나 BYD는 탈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7월 1일부터 BYD 승용 전기차는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다만 6월 30일까지 신청·접수된 계약 건은 경과 조치로 기존 보조금을 유지한다. 

BYD코리아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7월 한 달간 ‘환경 무공해 차량 고객 지원 프로그램’ 을 통해 기존 보조금과 같은 금액을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씨라이언 7은 152만원을 지원한다. 이 자체 지원으로 여전히 ‘4000만원대 수입 중형 전기 SUV’라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