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한 남자가
중국 주식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AFP연합
중국 베이징에서 한 남자가 중국 주식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AFP연합
하반기 중국 경제와 자산 시장은 내부 성장 모델 전환과 대외 환경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 놓여 있다. 과거와 같은 전면적 경기 확장보다는 산업과 자산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자산별 전망의 가시성과 상승 가능성을 평가하면 주식, 환율, 원자재, 부동산, 채권순으로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된다. 하반기 투자 판단의 기준은 성장 모델 전환 과정에서 어떤 분야가 정책과 자금, 실적의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지에 있다.
김성은 -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 중국 푸단대 경영학
김성은 -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 중국 푸단대 경영학

중국 주식시장, 상승 근거와 방향성 뚜렷한 흐름

가장 방향성이 명확한 자산은 단연 주식시장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증시는 신경제 산업의 성장과 산업 고도화 성과를 반영하며 강세를 보였다. 특히 테크, 자본재, 에너지,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이 시장을 주도했고, 이는 선전 창업판(ChiNext)과 상하이 과창판(STAR)의 상대적 강세로 나타났다. 동시에 가계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도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 생산과 수요, 설비투자와 건설 사이의 괴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첨단 제조, 에너지, 서비스 등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 중심의 실적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은 단기적인 경기 지표나 추가 부양책보다는 수출 가치 사슬의 경쟁력, 대형 기업의 기업공개(IPO)와 설비투자 사이클 그리고 증권투자· 신용·연기금 자금 등을 포함한 유동성 확대 여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주요 자산 가운데 상승 근거와 펀더멘털이 가장 명확한 쪽은 주식시장이다.

중국 장기금리, 하단 확인에 그칠 가능성

반면 채권시장은 상반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상반기 장기금리 하락은 전통 산업과 부동산 부문의 신용 위축 그리고 가계의 보수적인 차입 성향을 반영한 결과였다. 수출과 물가가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지방정부 융자 플랫폼(LGFV)과 부동산 관련 신용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고, 안전 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국채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초 1.9% 수준에서 6월 기준 1.7%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금리 하락세가 일단락되고 일부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관련 성장 기여도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반등이 예상되고, 재정 집행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도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근원물가 상승과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역시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본격적인 장기금리 상승 추세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부동산 개발 업체의 구조조정 성과 그리고 내수 경기의 자생적 회복에 대한 확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위안화 강세 기조 유지, 연말 6.55위안 전망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년간 위안화는 달러 대비 상당한 절상 흐름을 보였는데, 이를 견인한 요인이 하반기에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내수와 부동산 리스크 완화, 명목 GDP 성장률 반등, 수출 경쟁력 강화와 무역수지 확대가 대표적이다. 또한 중국 수출 기업이 보유해 온 대규모 달러 자산의 지속적인 매각과 본국 송환, 인민은행의 점진적인 위안화 강세 용인, 미·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 역시 위안화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말 위안·달러 환율은 6.55위안 수준까지 하락하며 위안화 가치가 추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환전 수요증가와 일부 수출 기업의 환차손 부담 등을 고려하면 당국이 절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주택 가격 침체 탈출 조짐… 회복은 여전히 K 자형

부동산 시장 역시 오랜 침체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는 모습이다. 상반기 중국 주택시장은 약 4년 만에 실수요 중심의 자발적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1선 및 주요 2선 도시를 중심으로 거래량과 가격이 개선되고 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진행된 재고 소진과 정책 지원 효과가 누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회복 양상은 전국적 반등보다는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할 전망이다. 가계 대출 확대가 제한적이고 임대 수익률도 완만하게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전국적인 상승장보다는 핵심 도시 중심의 K 자형 회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1선 도시와 경쟁력 있는 일부 2선 도시가 시장 회복을 주도하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원자재 가격 재반등 전망… 전통·신흥 품목 양극화 지속

원자재 시장도 하반기에는 재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중국 원자재 가격은 전형적인 상고하저 흐름을 보였다. 수입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탄소 감축 정책, 생산 통제, 전력 규제 등 공급 측 제약이 강화되고 재고 사이클 회복과 재정 집행 확대가 맞물리면서 가격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원자재 시장에서도 산업별 양극화는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과 지방정부 투자의 구조적 부진이 계속되는 만큼 철강, 건설자재, 범용 화학제품 등 전통 산업 관련 품목보다는 신에너지, 비철금속, 희토류, 화학 섬유 등 신흥 산업 관련 품목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하반기 중국 자산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구조적 차별화’다. 과거처럼 모든 자산이 동시에 상승하는 국면보다 성장 산업과전통 산업, 핵심 도시와 비핵심 지역, 신경제와 구경제 간 격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투자자는 단순한 경기가 회복되는지 여부보다 중국 경제의 구조 전환 과정에서 어떤 산업과 자산이 실제 혜택을 받을 것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성은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