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포스터. /사진 드림웍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포스터. /사진 드림웍스

2000년대 중반, 온라인 거래의 표준은 이베이(eBay)였다. 1995년 문을 연 이 회사는 개인 간 거래를 인터넷으로 옮겨 와 ‘누구나 사고팔 수 있는 디지털 장터’를 만들었다. 낯선 사람과 거래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신뢰였다. 이베이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를 평가하는 피드백 시스템으로 이 불안을 낮췄다. 경매 방식은 쇼핑에 게임 같은 긴장감을 더했고, 거래 수수료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옥션과 G마켓을 차례로 인수하며 온라인 거래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쇼핑의 속도를 바꿨다. 소비자는 며칠씩 입찰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클릭 한 번에 결제하고 다음 날 물건을 받는 경험을 선택했다. 쿠팡, 아마존, 알리바바는 물류와 결제를 통합해 ‘즉시성’을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었다. 이베이는 변화를 의식했지만, 견고한 수수료 수익 구조와 ‘경매 플랫폼’이라는 자기 정체성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2021년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던 한국 사업 지분을 이마트에 매각했다. 한때 완벽해 보이던 비즈니스 모델이 멈추자, 성장의 방향도 흐려졌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만으로 지속 성장이 어렵다면 기업에는 무엇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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