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설명│ 일본은행은 6월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인상했다.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표면적으로는 물가 상승과 엔저 압력에 따른 금융 정상화 조치지만, 그 배경에 미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앞서 5월 11일(이하 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 장관은 일본을 찾아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에게 "지금 금리를 올려야 나중에 올려야 할 인상 폭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후 5월 19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직접 만난 뒤, 소셜미디어(SNS)에 "우에다 총재가 일본의 통화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경제 조사 업체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스는 이를 두고 베선트 장관을 '일본은행의 그림자 총재'라고 평가했다. 애초 확장 재정을 앞세운 완화적 기조를 강조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정부는 결국 미국과 시장의 이중 압박을 받아들여 금리 인상을 용인했다. 다만 금리 인상 이후에도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해, 시장의 관심은 벌써 다음 인상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필자는 2012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의 경제 특별고문으로 임명돼 ① '아베노믹스'의 이론적 토대를 설계한 인물이다. 그는 실제 환율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산출하는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비교해 통화의 고평가·저평가 여부를 판단해 왔다. 아베노믹스 도입 초기인 2013년 초에는 실제 엔· 달러 환율(달러당 83엔)이 PPP 환율(약 127엔)보다 낮아 엔화가 50% 넘게 고평가된 상태였고, 이 때문에 완화 정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2026년 4월 기준으로는 실제 환율(약 160엔)이 PPP 환율(약 93엔)보다 오히려 높아, 엔화가 70% 가까이 저평가된 정반대 상황으로 바뀌었다. 필자는 이 반전을 근거로 "지금은 금리를 올려야 할 때"라고 진단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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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교수로 일하던 초창기, 나는 국제 경제학자가 모인 자리에서 내 연구를 발표해 달라는 요청을 가끔 받았다. 운 좋게도 그중 몇 차례는 제네바호(湖)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장소에서 발표할 기회를 얻었다. 그 발표장에는 늘 한 경제학자가 있었다. 조용하고 사려 깊었으며, 전혀 적대적이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뉴욕에서 나와 아침 식사를 함께한 적도 있다. 그는 베선트로,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재무 장관이다. 

베선트는 조지 소로스가 소유한 헤지펀드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내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문역으로 임명됐을 때 베선트와 소로스는 예일대로 나를 찾아왔다. 베선트가 자기가 쓴 기고문에서 회고했듯, 나는 일본식 억양이 섞인 영어로 베선트와 헝가리 억양의 소로스에게 일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초기 구상을 설명했다. 그 구상에는 완화적 통화정책도 포함돼 있었다. 베선트는 그 계획이 고무적이었다고 썼다. 그러나 오늘날 그는 정반대의 처방을 권하고 있다. 

하마다 고이치 - 예일대 명예교수, 미국 예일대 경제학 박사, 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별고문(경제 자문역)
하마다 고이치 - 예일대 명예교수, 미국 예일대 경제학 박사, 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별고문(경제 자문역)

베선트의 현재 상사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하 트럼프)은 소로스와 공통점이 거의 없는 인물이나, 베선트는 트럼프의 비이성적인 관세정책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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