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미지 크게 보기
사업이 잘되기 시작하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질문이 있다. “이제 법인으로 바꿔야 하나?” 많은 자영업자가 법인세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법인 전환을 고민하지만, 그 선택은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다. 법인으로 바꾸는 순간, 당신의 사업은 새로운 규제와 자금 인출의 제약과 마주하게 된다. 반대로 개인 사업자로 남는다면 생활비 인출은 자유롭고, 폐업도 간단하며, 세금 부담이 크지 않다면 굳이 구조를 바꿀 이유도 없다. 하지만 매출과 순이익이 커지고 가족에게 소득을 분산하거나 사업 승계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그때는 법인 전환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이 된다.
성광호 - 세무 전문가, 연세대 경영학, 방송통신대 법학 석사, '알면 돈 버는 상속증여 오늘부터 시작' 저자
성광호 - 세무 전문가, 연세대 경영학, 방송통신대 법학 석사, '알면 돈 버는 상속증여 오늘부터 시작' 저자

절세만 보고 법인 전환하면 후회

법인이 개인 사업자보다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개인 사업자가 법인보다 유리한 장점도 있다. 예를 들면, 개인 사업자는 종합소득세를 내고 나면 내 돈이다. 사업용 계좌로 생활비 인출도 가능하고 법인 관련 상법상의 규제가 없다. 특히 법인 자금은 회사 재산이므로 대표자가 개인 사업자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으며, 급여·배당·상여·대여 등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사업장별로 직전 연도 매출이 10억원 이하인 개인 사업자는 연간 1000만원(2027년부터 연간 500만원으로 축소)의 신용카드 발행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나 법인은 받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개인 사업자는 사업자 등록과 폐업 절차가 상대적으로 매우 단순하다. 따라서 과세표준이 낮아서 내야 하는 세금이 부담되지 않는다면 굳이 개인 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할 이유는 사실상 많지 않다.

법인 전환이 필요한 결정적 신호들

개인 사업자가 사업이 성장하고 매출이 커져서 내야 하는 소득세가 부담된다면 법인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개인 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하는 대표적인 사유는 낮은 법인세율, 금융기관 대출 용이성, 가족에게 소득분배 용이 그리고 대외적 신용도 향상 등 다양한 사유가 있다. 개인 사업자의 경우 최고 49.5%의 종합소득세(지방소득세 10% 포함)를 부담한다. 따라서 개인 사업자는 법인(2026년 사업연도부터 10~25%)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 부담이 있다. 개인사업자의 건강보험료까지 고려하면 실질 부담은 50% 이상으로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개인 사업자는 매출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성실신고확인제도가 적용된다. 성실신고확인제도는 성실한 납세를 유도하기 위해 업종별 수입 금액이 일정 기준(도소매업 등 15억원 이상) 이상이 될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 시 장부, 증명 서류 등에 의해 계산한 사업소득 금액의 적정성을 세무사 등의 확인을 거쳐 신고하는 제도다.

개인 사업자는 법인에 비해 기업 신용 평가를 받는 데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우가 있으며, 일부 정책금융에서는 대표자의 개인신용 점수가 활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정부는 2024년 7월쯤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 대책에서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종세트 중 민간 금융의 대환 대출 요건 완화 조건으로 NCB(나이스신용점수)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개인 사업자의 경우 대표자의 인건비는 경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에 법인은 대표이사의 인건비를 경비로 인정받아서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건강보험료도 개인 사업자는 지역 가입자로서 신고된 종합소득 금액과 재산을 합산해서 부과된다. 반면에 법인의 대표이사는 직장 가입자로서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사업 승계 측면에서도 개인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자 자체를 그대로 승계하기가 어려워서 사전 승계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에 법인은 주식의 양도와 증여가 가능해서 배우자와 자녀에게 지분 증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특히 배당으로 배우자와 자녀가 지분 취득의 재원을 마련할 기회도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 사업자의 당기순이익이 1억원 이상이 될 경우, 가업 승계를 준비할 경우와 가족 법인을 통해서 법인의 소득 분산이 필요할 경우 법인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개인 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사업 양수도, 현물출자, 중소기업 통합 등이 있다. 예를 들면, 법인 전환을 통해 개인 사업자의 부동산을 법인 주식으로 전환한 뒤 5년이 경과되면 법인 전환 시 개인 사업자가 보유했던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이월과세액이 법인의 잠재적 부채 성격으로 반영돼, 향후 비상장주식 가치 평가 시 자산 가치를 일부 하향 조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상속·증여세 절감 전략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법인세율보다 중요한 것은 총세금 부담

사람들은 법인세율(10~25%)이 개인소득세율(6.6~49.5%)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낮으니까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기본적으로 세율 자체만 놓고 보면 법인세율이 개인 사업자의 소득세율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개인 사업자인 A씨는 사업소득 과세표준이 2억원이다. 종합소득세율에 따르면, A씨는 38%의 누진세율 구간 적용 및 누진 공제를 거쳐 종합소득세 5354만원(지방소득세 10% 별도)을 납부해야 한다. 반면에 A씨가 법인을 운영했다면 2억원의 과세표준에 대해서 10%의 세율을 적용해서 2000만원(지방소득세 10% 별도)의 법인세를 납부하게 된다. 동일한 소득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소득세가 법인세보다 약 3350만원 많다. 이에 많은 사람이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의 차이만 가지고도 법인으로 전환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법인 전환할 때 단순히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의 차이만 가지고 정말 결정해도 될까. 아니다. 법인의 대표이사는 법인에서 급여를 받을 때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당연히 개인소득세율(6.6~49.5%)에 따라서 급여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A씨가 법인으로부터 배당받을 경우 배당소득세도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법인 전환 후 법인세, 급여에 대한 종합소득세 그리고 배당소득세까지 합한 총세금 부담액이 개인 사업자일 때 부담하는 소득세보다 상대적으로 얼마나 큰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개인 사업자보다 법인으로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개인 사업자가 아닌 법인인 경우에 부담해야 하는 상대적인 불편함과 각종 규제를 고려하면 개인 사업자의 법인 전환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개인 사업자와 법인 사업자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는 단순히 적용되는 세율만 비교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매출 규모, 이익 구조, 건강보험료 부담, 대표자의 생활 자금 인출 방식, 나아가 상속·증여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작은 매출 규모라면 굳이 법인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복잡한 회계·세무 관리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매출이 커지고 세율 구간이 높아지거나, 가족을 통한 소득 분산과 승계 전략이 필요하다면 법인 전환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구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세금뿐 아니라 경영 편의와 장기적 자산 관리까지 함께 검토해야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결국 법인 전환은 절세 도구가 아니라, 사업의 성장과 미래를 안정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 

성광호 세무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