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사람이 죽으면 검시관은 사망 원인란에 ‘심혈관 질환’이라고 기록한다. 통계상 폭염 흔적은 사라지지만, 그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사회 곳곳에 남는다.”
박지성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기후변화의 경제적 피해를 재난 통계가 아닌 임금 데이터, 산재 보상 청구, 학생 시험 성적 같은 미시 데이터에서 추적해 온 환경경제학자다. 그는 저서 ‘1도의 가격’에서 기후변화의 본질을 헤드라인을 장식한 자극적인 재해가 아닌 평범하게 더운 날에 조용히 누적되는 ‘느린 연소(slow burn)’이자, 화염 뒤에 널리 퍼지는 ‘보이지 않는 연기’에 비유했다. 화재의 ‘진짜 비용’을 알기 위해서는 소실된 재산과 인명 피해 규모뿐 아니라 바람을 타고 흐르는 유해 공기가 미칠 영향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조선’은 유엔, 세계은행,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등에 자문을 제공해온 박 교수에게 한국 경제가 직면한 ‘숨겨진 기후 청구서’의 실체와 해법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유럽 전역에 극심한 폭염 재해가 이어졌다. 기후 위기가 ‘느린 연소’의 단계를 넘어선 것 아닌가.
“프랑스가 1947년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한 건 사실이지만, 기후 위기가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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