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표준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경영진의 AI 이해도가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대형 상장사 임원 12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4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AI 성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만든 경제가치의 74%는 상위 20% 기업이 가져간다. 또 AI 리더로 분류된 기업은 동종 기업보다 AI 유발 매출·효율 성과가 7.2배 높았고, 영업이익률도 4%포인트 앞섰다. 

앞서 딜로이트가 발간한 ‘기업의 AI 현황 2024~2026’ 보고서에서는 조사 기업의 34%가 이미 AI로 제품·프로세스·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답했지만, AI로 매출 성장을 기대한 기업(74%) 중 실제 성과를 봤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기업 경영, AI 이해도가 좌우한다

메가존클라우드가 파운드리(옛 IDG 커뮤니케이션)와 국내 기업 AI·정보기술(IT) 담당자 749명을 조사해 2025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의 55.7%가 이미 생성 AI(Generative AI)를 ‘전사적(22.4%)’ 또는 ‘부분적(33.2%)’으로 활용 중이었다. AI 확산의 최대 걸림돌로는 ‘기술 인력, 기술력 부족(49.8%)’, ‘경영진의 지원·투자 부족(21.0%)’이 꼽혔고, 확산에 필요한 요소로 ‘경영진의 전략적 의지와 리더십(41.1%)’이 꼽혔다. KPMG가 2025년 10월 발표한 ‘2025 글로벌 CEO 전망’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71%가 AI를 최우선 투자 분야로 꼽았으나, 79%는 사이버 범죄와 보안 위협을 성장 리스크로 지목했다. AI 투자를 결정하고, 위험까지 관리해야 할 주체는 결국 경영진이고, AI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향후 기업의 존망까지 좌우한다는 것이다. 

자료=이코노미조선·교보문고
자료=이코노미조선·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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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채우는 AI 이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매년 5월과 12월, 블로그 ‘게이츠노트’를 통해 여름·연말 추천 도서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하루의 80%를 책과 신문을 읽는 데 쓴다고 밝혀왔고, “지식은 복리로 쌓인다”며 독서를 투자 판단의 기반으로 꼽아왔다. 


이미 AI는 경영진이나 특정 부서의 도구가 아니라 조직 구조, 인력 운용, 데이터 거버넌스, 산업 가치 사슬을 동시에 바꾸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AI 기술·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짚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코노미조선’은 ‘여름휴가 CEO가 읽을 만한 AI 책’을 교보문고와 공동 선정했다.

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의 책 ‘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는 AI를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OS)로 규정한다. 솅커 회장은 “AI 시대의 승자는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기업이 아니라 AI를 제대로 활용하고 관리하는 기업”이라고 했다. ‘피지컬 AI 2026’은 2026~2028년을 로봇·자율주행 생태계 주도권을 가를 골든타임으로 짚었고, ‘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이라는 책에서는 초지능 AI가 인류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박정호의 기술예보’는 블록체인·로봇·스마트시티·에너지·우주 등 다섯 개 기술 축의 연결을, ‘먼저 온 미래’는 2016년 알파고 이후 바둑계가 겪은 변화를 통해 AI와 공존할 미래를 가늠했다. 


정재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대외부총장과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석 연구위원이 함께 쓴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은 AI가 인류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한다고 진단했다. 정 대외부총장은 “좋은 리더라면 지금 나의 결정이 기술과 속도에 휩쓸린 과도한 반응은 아닐까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생성 AI 다음 단계로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AI 도입 전략을 다룬 ‘에이전틱 AI’와 도전·복잡성·연결이라는 세 요소로 인간 고유 역량을 강화하는 법을 짚은 ‘스킬 코드’도 선정됐다. ‘AGI, 천사인가 악마인가’에서는 인공 일반 지능(AGI) 출현이 던질 윤리·정치적 질문을 탐색한다.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는 알파고와 대국 이후 인간 고유 영역에 대한 10년의 사유를 담고 있다. 

Interview 양준영 교보문고 e북사업팀 차장

“AI 시대 급속한 변화, 책으로 천천히 깊이 들여다보길”

박진우 기자

“정제되고 정돈된 지식, 숙성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데 책을 따라올 콘텐츠는 없다.” 

양준영 교보문고 e북사업팀 차장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 차장은 ‘이코노미조선’과 교보문고가 공동 진행한 ‘여름휴가 CEO가 읽을 만한 AI 책’ 추천을 담당했다. 단순히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책보다는 그로 인한 변화의 의미를 짚고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책에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추천 도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2025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최근 1년간 나온 신간 중, AI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 또 업계 안팎에서 오랫동안 연구하거나 취재해 온 지식인이 직접 경험하고 탐구한 내용을 담은 책을 살폈다. AI 관련 신간 가운데 시의성과 함의를 두루 갖춘 책을 선정하고자 했다. 책은 다른 콘텐츠나 미디어와 비교하면 지식 전파의 속도 경쟁에서 앞서기 어렵지만, 정제되고 정돈된 지식, 충분히 숙성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데는 책을 따라올 콘텐츠가 없다.”


10권 중 가장 추천하는 도서와 그 이유는.

“‘정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먼저 온 미래(장강명)’를 꼽고 싶다. AI에 대한 해박한 설명이나 비즈니스 활용법을 다룬 책은 아니지만, AI 등장 이후 바둑계가 수년간 겪은 변화를 기록한 르포르타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업계가 AI의 출현으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짚으면서, 앞으로 AI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할 때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사회 시스템이나 각종 이슈는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던진다. AI를 직접 개발하거나 이를 활용해 사업을 펼쳐 나갈 기업 CEO에게도 AI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를 미리 점검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유용한 책이다.”


최근 AI 관련 도서에 대한 실제 관심은 어떤가.

“새로운 AI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바로 사용해 보는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기술에 낯섦과 두려움을 느끼는 독자도 적지 않다. 여러 AI 모델을 먼저 경험해 비교·분석하고, 각각의 장단점과 활용 방안을 설명해 주는 책에 대한 수요는 확실하다. 영상 미디어 시대라고 하지만 업무 중 급하게 정보를 찾거나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때마다 영상을 시청하기는 쉽지 않다. 내용을 차분히 파악하고 반복해 익히는 데는 텍스트가 강점을 발휘한다. 먼저 책을 통해 AI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은 뒤, 최신 변화는 IT 전문 블로그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완하는 독서 패턴도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인기 도서 분야를 전망하면.

“하반기에는 기업이 다음 해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시기이며, 경제 전망서와 트렌드서가 집중적으로 출간된다. 미래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는 시기로,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단기적인 대응보다 중장기적인 방향을 모색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관련 도서로는 오건영 저자의 ‘부의 갈림길’을 추천하고 싶다. 개인과 조직 모두 내년의 방향성을 설정할 때 국내 대표 거시 경제 전문가인 저자의 분석에서 유용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진우 기자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