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학계와 미국 워싱턴 D.C.의 정책 연구소는 중국의 성장과 공급망 안보를 분석할 때 ‘말라카(믈라카)해협 딜레마’나 ‘대만해협 딜레마’라는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운다.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이 지나는 이 해상 초크포인트(Choke Point·길목)가 봉쇄될 경우 중국 경제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외교 전략에 정통한 왕둥(王棟)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서방의 ‘딜레마’ 담론을 “객관적 데이터가 결여된 서구 중심적 프레임” 이라고 평가했다.

왕 교수는 최근 호르무즈해협 혼란 등 글로벌 해상 수로의 취약성에 대한 중국의 진짜 해법은 해양에서 영향력 확장이나 무력 충돌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대신 원유·천연가스 등 해상 수송 화석연료 의존도 자체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전환에 속도를 올려 초크포인트 위기의 근본적 해결에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지금처럼 초크포인트가 무기화된 시대에 한국 같은 중견국의 균형자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척의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속담처럼, 특정 블록에 편입되기보다 아세안+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 네트워크와 자율적 외교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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