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오른쪽)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월 13일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LG
구광모(오른쪽)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월 13일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 LG

LG와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피지컬 AI(Physical AI·자율주행차나 로봇 등 물리적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AI)와 차세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생태계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찾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나흘 만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장녀이자, 핵심 경영진인 매디슨 황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한국의 LG 로봇 훈련소인 LG데이터팩토리를 방문하는 등 양사 간 사업 구체화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LG와 엔비디아는 8월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피지컬 AI, AI 팩토리, 모빌리티 등 미래 핵심 산업 분야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 회장과 젠슨 황의 만남은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회동 이후 두 달 만의 재회다. 이번 협력의 핵심 신호탄은 2026년 1분기 공개 예정인 차세대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다. LG는 엔비디아의 온보드 컴퓨팅 칩셋 ‘젯슨 토르’와 로봇용 AI 두뇌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 통합 안전 시스템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를 적용해 차세대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낸다. 여기에 LG전자(액추에이터), LG이노텍(센서),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첨단 부품 역량을 결집하는 일명 ‘원(One) LG’ 전략을 더해 피지컬 AI 분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본사 차원의 결단에 이어 현장 중심의 실무 검증도 초고속으로 전개된다. 8월 18일 매디슨 황 수석 이사가 한국을 찾아 서울 서초구 양재 R&D 캠퍼스 내 ‘데이터팩토리’를 찾았다. 데이터팩토리는 현실과 유사한 환경에서 동작 데이터를 로봇에 학습시키는 LG전자의 핵심 기술 거점이자, 로봇 훈련소다. 양사가 MOU를 체결한 후 나흘 만에 이뤄진 이번 실무 회동을 통해 로봇 학습 데이터 교류와 양산 체계 구축을 위한 비공개 논의가 진행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장녀이자 핵심 경영진인 매디슨 황 수석 이사가 8월 18일 한국의 LG 로봇 훈련소를 찾았다. /사진 LG전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장녀이자 핵심 경영진인 매디슨 황 수석 이사가 8월 18일 한국의 LG 로봇 훈련소를 찾았다. /사진 LG전자
양사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제조업 및 모빌리티 전반으로 협력 영역을 넓힌다. 2026년 안에 바퀴형 로봇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세탁기 생산 공장에 투입해 실증을 진행하는 한편, 엔비디아의 DSX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충남 천안에 80㎿(메가와트) 규모의 AI 팩토리를 2028년 상반기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LG와 엔비디아의 연합은 단순 솔루션 공급 관계를 넘어 글로벌 AI 팩토리와 로보틱스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생태계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고경영진 간 빅딜 합의에서 곧바로 핵심 인프라 현장 방문으로 이어진 속도전으로 미·중 AI 기술 패권 속 국내 재계의 피지컬 AI 시장 주도권 확보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현(왼쪽) CJ그룹 회장이 8월 14일 미국에서 열린 'KCON LA 2026' 내 비비고 부스를 방문했다. /사진 CJ
이재현(왼쪽) CJ그룹 회장이 8월 14일 미국에서 열린 'KCON LA 2026' 내 비비고 부스를 방문했다. /사진 CJ

| CJ, 2028년까지 북미 매출 12조원 목표
  이재현 "K-라이프스타일 리더 될 것"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8월 15일 미국 시장에서 ‘K-라이프스타일’ 생태계를 구축해 2028년까지 북미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내 CJ 주요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한 지 3개월 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KCON LA 2026’과 ‘올리브영 페스타’를 찾아 “30년 전 문화가 미래라는 믿음으로 시작했듯, 이제 콘텐츠·푸드·뷰티 등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채우는 K-라이프스타일 리더로 나아가자” 라고 구체적 비전을 제시했다.

CJ의 새 전략은 K-콘텐츠로 형성된 관심이 비비고 만두, 올리브영 등 K-푸드와 K-뷰티의 일상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개별 브랜드 중심 현지화에서 벗어나 식품·콘텐츠·뷰티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CJ는 1995년 드림웍스 투자와 슈완스 인수 등을 거쳐 북미 누적 투자액 9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2025년 북미에서 8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8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했다. CJ는 식품과 콘텐츠·뷰티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발판 삼아 K-컬처 열풍을 생활 밀착형 경험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 부회장의 RSU 평가 가치가 2025년 말 기준 약 2682억원에 달한다. /사진 뉴스1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 부회장의 RSU 평가 가치가 2025년 말 기준 약 2682억원에 달한다. /사진 뉴스1

| 방산 특수로 한화에어로 주가 급등
  김동관, 주식 보상 가치 약 2700억원으로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 부회장이 계열사로부터 부여받은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 평가 가치가 2025년 말 기준 약 2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방산 호황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의 2026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김 수석 부회장이 이들 세 개 계열사에서 부여받은 미지급 RSU 시장 가치는 2025년 말 기준 총 2682억원이다. RSU는 임직원이 임무를 충족하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주식을 무상 지급하는 장기 보상 제도다. 한화그룹은 2020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제 도입해 책임 경영 시스템을 정착해 왔다. 김 수석 부회장의 RSU 평가액이 많이 늘어난 핵심 동력은 방산 수출 확대에 따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급등이다. 김 수석 부회장의 RSU는 최대 10년 동안 주주 가치 극대화와 책임 경영을 이어간 뒤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지급받게 된다. 주가 상승이 경영진 보상 가치와 직접 연동되는 만큼 계열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가 향후 RSU의 최종 가치도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기선(오른쪽) HD현대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8월 14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HD현대
정기선(오른쪽) HD현대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8월 14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HD현대

| 'HD현대·테라파워·현대건설' 원전 동맹
  정기선, 빌 게이츠와 SMR 상용화 속도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을 만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인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정 회장은 8월 14일 서울에서 게이츠 회장,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3자 회동을 갖고, 원자로 기술 제조·공급망·건설 등 다각적인 상용화 방안을 논의했다. 2026년 5월 3사가 체결한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MOU’ 이후 최고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인 첫 공식 자리다. 3사는 MOU를 통해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차세대 SMR인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테라파워는 나트륨 기술 제공을, HD현대는 핵심 주기기 제조를, 현대건설은 설계·조달·시공(EPC)을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미국 내 노후 원전 교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을 찾은 게이츠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별도 회동을 하고 차세대 원전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는 테라파워와 무탄소 기저 전원을 제공하는 통합 에너지 솔루션 모델을 구상 중이다. 

윤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