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건강을 자부하며 주말마다 등산을 즐기던 60대 이모 이사는 최근 들어 계단을 오를 때마다 심장이 터질 듯한 호흡곤란을 겪었다. 처음에는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져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점차 평지를 걸을 때도 숨이 차오르고 발작적인 마른기침이 끊이지 않았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이모 이사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이름조차 생소한 ‘특발성 폐섬유증(IPF)’이다. 의사는 “폐가 점차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가고 있다”며 즉시 듣도 보도 못한 약물 치료를 권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뚜렷한 원인 없이 폐 조직에 염증과 흉터가 생기는 현상이 반복돼 폐가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결국 만성적으로 폐의 탄력이 떨어져 산소 교환 능력이 훼손되며, 치료하지 않으면 평균 생존 기간이 3~5년에 불과해 암보다 더 나쁜 예후를 보인다. 과거에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매우 드문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인구가 고령화하고, 고해상도 흉부 컴퓨터단층촬영(HRCT) 같은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특발성 폐섬유증 유병률은 2011년 인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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