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지정학·디지털화가 이끄는 부의 재분배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
신환종│포레스트북스│2만6800원│528쪽│8월 12일 발행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리고, 금리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면 될까. 저자는 앞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이런 익숙한 공식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인공지능(AI) 투자와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 디지털 자산의 확산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물가와 자산 가격을 움직이는 힘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어서다.

20년 넘게 채권과 크레디트 시장을 연구해 온 금융 전문가인 저자는 인플레이션을 단순한 물가 상승이 아닌 ‘부(富)의 이동’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1960년대 미국의 대인플레이션부터 오일쇼크와 중남미의 하이퍼인플레이션, 1990~2000년대 자산 버블, 2020년대 코로나19 팬데믹까지 70여 년의 경제사를 훑으며 시대마다 돈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추적한다. 1970년대는 금과 원자재, 1980년대는 채권과 주식, 2000년대는 현금과 채권, 2020년대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주식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달랐지만, 변화의 방향을 먼저 읽은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시기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다. AI와 공급망 재편, 디지털 자산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작동하는 향후 5년을 ‘복합 인플레이션 시대’로 규정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다가올 5년은 과거와 또 다르다.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인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등에 막대한 투자를 요구한다. 친환경 전환까지 겹치면서 전력망의 핵심 소재인 구리 수요는 빠르게 늘지만, 새로운 광산을 개발해 생산에 들어가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린다.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충돌은 원유를 넘어 리튬·니켈·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수출 통제로 번지고 있다.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와 지정학적 충격이 겹치면 원자재 가격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화폐와 금융시장의 변화도 변수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s·법화나 자산과 교환 비율을 고정한 암호화폐)과 실물 자산 토큰화가 발전하면서 과거 기관투자자의 영역이던 원자재 시장으로 개인과 글로벌 자금이 더 쉽게 유입될 수 있게 됐다. 반면 중앙은행의 영향력에는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금리를 올려도 전쟁을 멈추거나 AI의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없고, 정부의 안보 관련 재정 지출까지 통제하기는 어렵다. 저자가 중앙은행의 신호를 좇기보다 여러 상황을 견딜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이런 변화가 더 직접적이다. 에너지와 식량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상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 원·달러 환율의 변동이 국내 물가로 빠르게 전해진다.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충격의 진폭을 키울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먼 나라의 거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개인 자산의 구매력을 좌우하는문제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책 속 해법은 특정 자산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 아니다. 역사적 패턴과 시장 데이터를 토대로 기본·고인플레이션·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세 가지 국면을 상정하고, 성장 자산과 인컴 자산, 물가 상승과 위기에 대비하는 실물·대체 자산을 함께 담는 ‘인플레이션 적응형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미래의 물가를 정확히 맞히는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자산을 나누라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이 묻는 것은 ‘물가가 얼마나 오를까’가아니다. 인플레이션이 부의 지도를 다시 그릴 때 내 자산은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다.

최고의 질문으로 결과를 바꾸는 문제 해결의 기술
AI 시대, 생각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변창우│세이코리아│2만5000원│400쪽│7월 20일 발행

AI 활용법보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실전형 문제 해결서다. AI가 정답을 빠르게 내놓더라도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 찾아내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로직트리와 디자인 씽킹, 데이터 분석 등을 결합한 3단계 ‘HIPS 프로세스’ 를 통해 문제를 구조화하고 해법을 실행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생성 AI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롬프트 설계법도 함께 담았다.

개인화한 열망의 시대, 공동의 현실을 지켜낼 수 있을까
현실에 대한 공격
제랄드 브로네르│강현주 옮김│에코리브르│2만7000원│452쪽│7월 31일 발행

가짜 뉴스와 탈진실을 넘어, 현실 자체를 각자의 욕망에 맞게 바꾸려는 시대를 진단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AI와 가상현실(VR), 트랜스휴머니즘 등 기술 발전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고 있는지 추적한다. 히키코모리, 테리언 등 다양한 현상과 사례를 통해 개인화된 욕망이 공동의 현실을 위협하는 과정을 살피고, 우리가 현실이라는 공통의 토대를 지켜낼 수 있는지 묻는다.

K-반도체 완벽 가이드
모두를 위한 반도체 특별 과외
이봉렬│메디치미디어│2만2000원│384쪽│8월 7일 발행

36년 경력의 반도체 엔지니어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구조와 핵심 쟁점을 풀어낸다. 웨이퍼부터 테스트까지 8대 공정과 IDM·팹리스·파운드리 등 복잡한 생태계를 친숙한 비유로 설명한다. 한국·미국· 대만·중국 등 글로벌 공급망의 경쟁 구도를 살피고, RE100과 전력·용수 문제, 수도권에 집중된 생산 시설의 위험까지 짚으며 K-반도체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다.

대체 불가능한 나로 성장하는 '일잘러' 사수의 인사이트
결국 해내는 사람의 일의 공식
김영진│코리아닷컴│2만5000원│496쪽│8월 10일 발행

디자이너로 출발해 팀장과 본부장,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저자가 직장인의 ‘일머리’를 단계별로 정리한 실전서다. 일의 태도부터 실무 역량, 협업, 자기 확신까지 성장 과정을 5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사수 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의 맥락을 파악하고 성과를 내며 신뢰를 쌓아 자기 가치를 높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전한다.

불확실한 세상 속 무너지지 않는 유일한 무기
AQ 변화지능
리즈 트랜│한미선 옮김│알에이치코리아│2만2000원│300쪽│8월 19일 발행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능력으로 ‘변화지능(AQ)’을 주목한다. 책은 지능지수(IQ)나 감성지능(EQ), 오랜 경력만으로는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변화를 대하는 유형을 분석하고 불편함을 피하지 않는 태도, 결과보다 배움을 중시하는 사고법 등을 통해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변화 속에서 다시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도 강조한다.

너드 제국: 실리콘밸리의 파시즘과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The Nerd Reich: Silicon Valley Fascism and the War on Democracy)
길 듀란│에비드리더프레스·사이먼앤드슈스터│30달러│352쪽│8월 18일 발행

혁신의 상징이던 실리콘밸리가 민주주의를 흔드는 권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저자는 피터 틸, 마크 앤드리슨, 일론 머스크 등 기술 거물의 사상과 행보를 추적하며 기술을 통한 자유의 약속이 기업 중심의 정치 질서로 변해가는 과정을 파헤친다. 암호화폐와 AI, 소셜미디어(SNS)가 영향력을 확장하는 수단이 되는 양상을 짚으며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협을 조명한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