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로고와 상승하는 주가 그래프. /사진 로이터연합
팔란티어 로고와 상승하는 주가 그래프. /사진 로이터연합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산관리전략부 선진국
전략 수석 연구원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산관리전략부 선진국 전략 수석 연구원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이 가속화하며 투자자의 관심은 비메모리·메모리 반도체 기업에서 출발해, 데이터센터 중심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옮겨갔고, 이후 광통신·네트워크·전력 등 주변 산업으로까지 확산해 왔다. 이제는 그다음 단계, 즉 AI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할 것인가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AI 관련 투자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생성 AI (Generative AI)는 출시 초기부터 일상생활에 빠르게 활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도 단순한 디지털화를 넘어 AI가 결합한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자료 조사, 보고서 작성, 질의응답뿐만 아니라 반복 업무 자동화, 방대한 데이터 처리,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등 실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AI 활용 영역이 확대되며 AI 기술에 요구되는 조건도 달라졌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추론, 코딩, 언어 능력, 응답 속도와 정확도 등 거대 언어 모델(LLM) 자체 성능이 핵심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최근 주요 모델 간 성능 격차가 축소되면서 경쟁의 초점은 AI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상생활 및 업무에 적용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AI가 정부 기관 및 기업의 데이터와 연결되고 기존 업무 시스템과 통합되면서 이러한 변화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AI 에이전트(사람을 대신해 여러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AI) 역시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해 업무를 직접 처리하거나 개별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AI가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깊숙이 개입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활용도 증가, 다음 단계는 ‘관리’

AI 활용 영역이 다양해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는 기술이 ‘관리(management)’다. AI 산업의 투자 영역이 반도체와 LLM에서 데이터 관리, 기업·정부용 소프트웨어 통합, 옵서버빌리티(observability·관측 가능성),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등으로 확장되고 있어서다.

소프트웨어에 요구되는 기능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업무 간소화와 시스템 모니터링 자체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원인을 분석해 문제 해결까지 지원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도입으로 기업의 정보기술(IT) 환경이 복잡해진 만큼 시스템 장애나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디지털화와 산업 자동화 역시 관리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자동화를 통해 제조· 생산·업무가 가능한 시간이 길어졌지만, 시스템을 관리해야 하는 시간 역시 늘어났다. 결국 24시간 365일 시스템과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이상을 탐지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분야별 최적 제품’에서 ‘플랫포마이제이션’으로

기업의 IT 투자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방화벽, 클라우드, 엔드포인트(end-point·PC나 스마트폰 등 최종 접속 기기를 보호하는 보안), 네트워크·보안 통합 서비스(SASE·Secure Access Service Edge) 등 각 영역에서 경쟁력 높은 업체 제품을 개별적으로 도입하는 ‘분야별 최적 제품 조합(best-of-breed)’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AI와 클라우드 도입으로 기업의 IT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여러 제품을 동시에 운용하는 데 따른 비용과 관리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기능을 소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관리하려는 ‘플랫포마이제이션(platformization·온라인 기반 플랫폼 의존도가 증대하는 현상)’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개별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보안을 하나의 환경에서 연결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소프트웨어·클라우드·보안 산업의 새로운 투자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데이터→관측→보안·관리’로 이어지는 AI 관리 생태계에 주목해야 한다. 

대표 기업·ETF로 넓어지는 투자 선택지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며 기존 소프트웨어·보안 업체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부각되고 있다. 팔란티어(PLTR)가 대표적이다. 정부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하고 생성 AI를 실제 업무 환경과 연결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AI 모델 자체보다는 기업의 데이터와 AI를 연결해 의사 결정과 업무 수행에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AI 활용 단계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볼 수 있다.

데이터독(DDOG)은 AI·클라우드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는 옵서버빌리티 분야의 대표 기업이다.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을 탐지·분석한다. AI 워크로드와 클라우드 시스템이 증가할수록 관리해야 할 데이터와 시스템 역시 늘어난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팰로앨토네트웍스(PANW)는 전통적인 방화벽·네트워크 보안에서 클라우드, SASE, 보안 데이터 통합·자동화 관리 시스템(XSIAM)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보안까지 대응 범위를 넓히면서 개별 보안 솔루션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산업의 플랫포마이제이션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시스코(CSCO)는 AI 인프라와 관리 수요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스위치·라우터 등 네트워크장비 수요의 수혜와 함께 보안·옵서버빌리티·소프트웨어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AI 인프라 구축 이후의 관리 투자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구성된 IGV, 대형 사이버 보안 기업의 비중이 높은 CIBR, 대형· 중소형 보안 업체에 폭넓게 투자하는 BUG, 보안과 네트워크 관련 업체를 함께 포함하는 HACK 등이 있다. 클라우드 관련 기업에 집중하는 CLOU 역시 클라우드·AI·소프트웨어 기업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관련 산업 확대에 대응할 수 있다.

과거 AI 투자에서는 대형 IT, 반도체, 소프트웨어와 같이 큰 산업 분류를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선택했다면, 향후에는 소프트웨어 산업 내부에서도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데이터를 관리하고, 시스템을 관측하며, 보안을 통합하는 기업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끝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AI 산업이 ‘구축(build)’에서 ‘활용(use)’과 ‘관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AI 산업 성장의 기반을 구축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구축된 AI 인프라를 실제 생산성으로 연결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보안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AI 투자도 반도체→인프라→데이터·소프트웨어→옵서버빌리티·보안·통합 관리로 투자 대상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AI 투자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단순 이동한다고 보기보다 AI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투자 가능한 가치 사슬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산관리전략부 선진국 전략 수석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