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관련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해명이 있다. 대형 로펌에서 사전에 충분한 법률 검토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된 자본시장 사건이나 금융감독원의 크고 작은 제재 사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내 법무 검토를 거쳤고, 큰돈을 들여 대형 로펌의 의견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수사와 재판을 피하지 못한다. 분명 법률 전문가에게 문제가 없다는 검토를 받았는데 왜 문제가 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법률적으로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것과 실제로 그 거래를 해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법의 사각지대는 자유 지대가 아니다
자본시장 거래에서 법률 검토는 필수적이다.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 이해관계가 복잡한 거래일수록 더욱 그렇다. 법률 전문가는 주어진 사실관계와 쟁점을 토대로 현행 법령과 판례 등을 검토하고, 현행법상 금지되는 사항이 없는지에 관한 법률적 의견을 제공한다.
그러나 문제는 거래 당사자라면 답해야 할 질문이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에는 계약서에 모두 담기지 않는 맥락이 있다. 왜 지금 이 거래를 하는지, 누가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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