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언어, 리보핵산(이하 RNA). 세포 안에서 마이크로RNA (miRNA)의 생성 작동 원리와 관련 단백질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낸 놀라운 과학자가 한국에 있다. 바로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인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57) 석좌교수다.
김 교수는 올해 휴먼프런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이 주는 나카소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역대 이 상을 받은 21명 가운데 네 명이나 노벨상을 받아서 ‘노벨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불리는 상이다. 김 교수는 한국인·아시아인을 통틀어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사진 속 젊은 시절의 그를 마주한 순간 필자는 절로 “잘생겼다”는 말이 나왔다. 인상학에서 ‘잘생겼다’는 것은 사회에 이바지하는 훌륭한 인물의 상이라는 뜻이다.
젊은 시절 사진부터 최근까지 그는 늘 이마를 가리는 앞머리를 고수해 왔다. 높은 자리에 앉아 관리·감독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나 실험대 앞에 서는 연구자임을 보여준다.
이마가 넓고 둥글며 훤하다. 앉아서 9만 리를 내다보는 이마다. 영특한 DNA를 물려 받았고, 좋은 스승과 선배를 만났으며, 본인에게는 절대 쉽지 않았을 길을 지나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그는 2007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2009년 호암상 의학 부문, 2013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30대와 40대에 잇달아 받았다. 2014년에는 미국 국립과학원 외국인 회원, 2021년 영국 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됐다. 그리고 2026년 HFSP 나카소네상까지, 훤한 이마가 예고한 자리에 차근차근 도달했다.
눈썹과 눈썹 사이, 인당(양 눈썹 사이 미간)이 널찍하고 환하다. 인당은 복이 들어오는 대문이다. 힘들어도 찌푸리지 않고 살아온 마음 경영이 복을 부른다. 그가 나온 IBS 강연 영상을 들어보면 목소리도 편안하다. 열 받거나 스트레스받지 않고 조곤조곤 설명해 가며 결국은 함께 해결책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그가 이끄는 연구실이 교수와 학생이 수평적으로 토론하는 문화로 알려진 것도이런 성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후배에게 자기만의 인생 공식을 들려주기도 했다. 도전에 인내를 더하면 성공이 되고 용기에 책임감을 곱하면 신뢰가 되며, 자신감으로 불안을 나누면 만족이 남는다는 것. 이는 인당이 넓고 훤한 사람다운 화법이다.
눈썹 산이 둥글고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자기주장을 하되 주변이 불편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살피며 한다. 이렇게 완만한 눈썹을 가진 사람은 은퇴 후에도 오래 일한다. 후배가 계속 모셔가기 때문이다. 눈썹이 순하게 누워 있어 대인관계도 좋다. 도와주는 사람이 많고 도와달라는 부탁에는 자기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세계적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오래 활동해 온 이력도 이런 신뢰의 축적일 것이다. 2011년 발표한 논문에서 오류를발견하자 스스로 논문을 철회하고 재검증을 거쳐 새 논문을 낸 일화는 지금도 과학계에서 모범 사례로 회자한다. 눈썹이 말해주는 그 신뢰가 실제 삶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되는 셈이다.
타고난 건강, 몸에 밴 배려의 리더십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눈두덩이가 불룩하다. 건강한 체질이며 남을 잘 배려한다는 신호다. 그런데 최근 사진에는 눈두덩이가 움푹 들어가고 뺨 살이 빠져 있다. 위장, 대장 등 장기가 약해지면 뺨 살이 빠진다.
마이크로RNA 생성 경로의 핵심 인자를 규명한 연구부터 2020년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RNA 전사체를 분석해 낸 성과, 최근 메신저RNA(mRNA) 백신이 세포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분자적 원리를 규명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은 논문까지, 그는 스스로 놀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말할 만큼 쉼 없이 달려왔다. 안식년으로 미국에 머물던 시기에도 논문을 완성해 발표했다. 다행히 타고난 U 자 턱과 두툼했던 눈두덩, 살집 있는 눈 밑 와잠(애굣살)을 보면 그는 원래 체력과 지구력을 타고난 사람이다.
웃는 사진에서도 눈초리는 매의 발톱처럼 날카롭다. 한번 눈에 들어온 것은 놓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간다. 검은 눈동자가 살짝 돌출된 것은 무엇이든 빠르게 포착해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어서는 아래 눈두덩과 와잠의 살이 풍부해 눈이 길어 보였다. 멀리 내다보며 곁가지를 치는 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눈 주변 살이 빠져 눈이 짧고 동그래졌다. 한 우물, RNA라는 하나의 세계에 더 깊고 세심하게 파고드는 성격으로 바뀌었다.
코가 반듯해 자기 위상도 반듯하다. 변화를 추구하는 짧은 코의 기질 때문인지 젊었던 1990년대, 뛰어난 실력에도 정규직 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당시 그는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법 책을 붙들고 있던 것도 잠시, “너무 지루했고, 다시 연구소로 돌아가고 싶었다”며 연구자의 길로 돌아왔다. 그의 연구도 마이크로RNA에서 시작해 바이러스RNA, 백신의 분자 기전까지 계속 영역을 넓혀왔다. 코가 더 크고 두꺼웠다면 ‘독불장군형’ 리더가 됐겠지만, 그의 코는 ‘무조건 나를 따르라’며 힘으로 끌고 가는 상이 아니다.
자기 자신 챙기는 '건강 경영' 필요해
관골(광대뼈)이 크고 둥글게 잘생겼다. 연구실에 있는 붙박이 책상 스타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사람과 교류하는 타입이다. 아랫사람 의견도 잘 수렴하고 낮은 자세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다. 큰소리치지 않아도 둥글고 큰 관골의 힘으로 명성과 명예는 저절로 따라온다. 법령(팔자주름)이 뚜렷하지 않아 원칙만 고집하지 않고 융통성이 있다. 지금 하는 일을 기꺼이 즐기며 한다. 그는 지금 57세로 뺨에 해당하는 운기에 와 있다. 뺨 살이 약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에너지를 담고 있다. 더구나 찰색(얼굴빛과 혈색을 살펴 건강을 진단하는 방법)이 좋다. HFSP 나카소네상을 받을 만하다.
앞니가 유독 큼직하다. 양의 기운이 밖으로 드러나는 이는 튼실한 턱과 함께 밀어붙이는 저력이 있다. 이가 가지런해 성격이 좋다. 귀는 가운데 연골이 튀어나왔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다. 입도 커서 대범하다. 눈·코·입이 고루 잘생겼고 무언가를 반드시 해내는 동시에 후학을 잘 길러낼 것 같은 튼실한 U 자 턱을 지녔으니 필자로서는 당연히 ‘잘생겼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최근 사진을 보면 얼굴 전체의 살은 물론 콧방울의 힘도 다소 빠져있다. 콧방울의 탄력이 빠진다는 것은 자기 것을 잘 챙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의 연구 목적은 상이나 명예가 먼저가 아니라 인류의 건강을 향한 사명감에 있다.
인상학자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은 사명감도 좋지만, 개인의 쉼과 건강도 챙기라는 것이다. 연구에서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집으로 돌아오면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뺨 살이 더 빠지면 손에 쥔 희망도 조금씩 빠져나갈 수 있다. 건강 경영을 잘해서 지금의 찰색과 탄력을 지켜낸다면 전 세계에 한국을 빛내는 김빛내리 교수의 노벨상 소식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