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 시대 막후 파고든 역작
로켓 드림
크리스천 데이븐포트│박세연 옮김│알에이치코리아│
2만8000원│652쪽│9월 22일 발행
바야흐로 ‘우주산업’의 시대다. 우주산업이 민간 자본이 주도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은 지난 6월 스페이스X의 상장이었다.
신간 ‘로켓 드림 (Rocket Dream)’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와 블루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를 포함해 수많은 산업 종사자를 밀착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우주산업의 흐름을 풀어낸다.
저자 크리스천 데이븐포트는 미국 언론인으로 ‘워싱턴포스트’의 우주산업 전문기자다. 100여 명의 인터뷰와 취재를 바탕으로 정부 사업 수주전과 로비, 비공개 회동, 기술진의 열정, 정치적 야망까지 우주산업 경쟁 현장을 전한다.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전략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은 흥미롭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을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화성에 인간의 거주지를 건설하고 지구와 연결하는 것이 거시적인 목표다.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달에서 자원을 확보해 이를 지구에서 활용하고 달에서도 거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화성을 노리는 머스크는 밤 11시에 회의를 시작하고 엔지니어를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달을 바라보는 베이조스는 ‘한 걸음씩 맹렬하게’를 모토로 신중하게 움직인다.
책은 기업인의 등장을 계기로 우주개발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한다. 기존 우주개발은 국가 안보와 경제성장, 글로벌 패권을 위해 정부가 선두에서 지휘하는 국책 사업이었다. 냉전기의 미국과 소련, 이후 미국과 중국의 대결과 유럽, 일본, 한국 등의 참가가 그런 방식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말 그대로 ‘돈을 벌기 위해’ 우주개발에 나서는 시대가 된 것이다.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우주산업은 국가 재정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 그렇다고 국가의 역할이 사라진 건 아니다. 일례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시절 기업이 우주산업에 적극 나선 것은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도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우주 시장 규모가 2030년 1조달러(약 13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저자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우주가 자원의 채굴과 운송, 전력, 우주 생산 시설이 들어설 거대 경제권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민간 기업의 속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관료주의, 미국 정부의 안보 전략, 중국의 달 진출이 서로 얽히면서 우주개발의 규칙 자체가 바뀌는 과정을 보여준다. 21세기 우주 경쟁은 지구 밖으로 나가는 길을 누가 장악하느냐의 싸움이다.
저자는 우주탐사의 경우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세금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반면, 우주산업은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 제목이 ‘우주 드림’이 아닌 ‘로켓 드림’인 것도 우주산업에서 로켓이라는 인프라를 포함한 산업적 요소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소련이 붕괴한 이후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다. 이미 달에 무인 착륙선을 보냈고 2030년까지 첫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우주산업은 어디쯤 와 있을까.
아시아가 상상한 다른 세계 질서
유럽에서 아시아로
수가타 보스│이대희 옮김│
에코리브르│2만7000원│400쪽│
8월 31일 발행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인 저자가 유럽 중심의 세계 질서에 맞서 20세기 아시아인이 어떤 미래를 그렸는지 추적했다. 저자는아시아 대륙을 순환과 연결의 무대로 본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의 러일전쟁 승리부터 제1차 세계대전,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탈식민화에 이르는 격동의 역사를 다룬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쑨원, 마하트마 간디 등을 조명한다.
약탈, 인종 학살, 공범들
히틀러의 복지국가
괴츠 알리│최준영 옮김│
생각의힘│2만8800원│464쪽│
9월 22일 발행
히틀러 정권은 어떻게 12년이나 유지될 수 있었을까. 제3제국과 홀로코스트 연구를 대표하는 역사학자인 저자는 홀로코스트를 국가 재정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다. 수천만 명의 평범한 독일인들이 체제로부터 물질적 혜택을 받았고, 바로 그 때문에 정권을 지지하거나 적어도 그 범죄를 묵인했다는 견해다. 독일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압승을 거둔 상황에서 읽어봐야 할 책.
우리는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다
과학적으로 옳다는 착각
지바 사토시│김종현 옮김│
부키│2만2000원│308쪽│
8월 27일 발행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인 저자가 미디어를 타고 범람하는 ‘가짜 과학’의 실체를 파헤치고, 현대사회가 가짜 과학에 무너지는 근본적 원인을 규명한다. 진화학, 유전학, 생태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과학적 사실과 가치 판단이 혼재된 사례를 보여준다. ‘생물 다양성이 곧 선(善)’이라는 가치가 덧씌워져 발생하는 오류 등 언뜻 옳아 보이는 주장에 숨은 편향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인류 문명의 정수를 응축한 통찰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윌 듀런트·에어리얼 듀런트│
안인희 옮김│돌베개│2만원│
200쪽│9월 11일 발행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문명사학자인 윌 듀런트와 그의 아내 에어리얼 듀런트가 50여 년에 걸쳐 인류 문명사를 집대성한 ‘문명 이야기’ 시리즈를 결산하면서 얻은 통찰을 담은 책이다. 인류 역사를 지리∙생물∙심리∙경제∙정치 등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했다. 듀런트 부부는 1968년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고, 1977년에 미국 최고 권위의 민간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당신의 전세계약, 정말 안전한가요?
전세사기 119
장세호·정정환│박영사│
2만원│300쪽│
8월 31일 발행
관악구청 전세사기 피해 법률 상담을 맡았던 장세호 변호사가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가이드북을 출간했다. 책은 많은 임차인이 안심의 근거로 삼는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와‘전세보증보험’에 숨겨진 실무적 함정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소액임차인 보호 기준이 현재가 아닌 ‘과거 담보물권 설정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점 등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8가지 함정을 꼼꼼히 설명한다.
새로운 어둠의 시대
(The New Dark Ages)
제임스 메리어트│
프리덤오브머니파운데이션│
14.99파운드│208쪽│
9월 3일 발행
오랜 시간 문자를 통해 사고해 온 인류가, 스크린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읽기 능력을 상실하기 시작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길러온 성찰과 공감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 세상이 시끄럽고 분노로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독서의 죽음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심각할 수 있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