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앤 윌리엄스 이노바 마켓 인사이츠 공동 창업자 겸 대표 - 미국 조지아공대, 선더버드국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전 글로벌 인사이트 디렉터 /이노바 마켓 인사이츠
루 앤 윌리엄스 이노바 마켓 인사이츠 공동 창업자 겸 대표 - 미국 조지아공대, 선더버드국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전 글로벌 인사이트 디렉터 /이노바 마켓 인사이츠

글로벌 식음료 데이터 분석 기업 이노바 마켓 인사이츠(In nova Market Insights) 공동 창업자 겸 대표인 루 앤 윌리엄스(Lu Ann Williams)는 최근 인터뷰에서 “글로벌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P-1) 프렌들리’ 클레임(위고비·오젬픽 등 GLP-1 비만 치료제를 겨냥한 고단백·고식이섬유 식품 마케팅 문구) 신제품 출시가 176% 급증하고 빵 구매 시 단백질 함량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31%에 달한다”며 올해 글로벌 베이커리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영양 중심의 프리미엄화’를 꼽았다. 

그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 유통 매장의 라벨 클레임(식품·화장품 등 제품 포장재에 기재된 효능 함량 표시)과 신제품 개발 데이터를 추적해 분석해 온 식음료 트렌드 분석의 세계적 권위자다. 윌리엄스 대표는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소비자가 프리미엄 빵과 초콜릿을 ‘포기할 수 없는 일상의 보상’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K-베이커리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진하는 비결로 ‘아시아적 풍미’와 ‘서양 페이스트리의 문화적 리믹스’ ‘다품종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GLP-1 비만 치료제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제빵 산업은 어떤 영향을 받았나.

“업계의 모든 관계자가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 현재 데이터상으로 보면, 단순한 방어적 대응이라기보다 선제적 전환에 가깝다. 전 세계적으로 ‘GLP-1 친화’ 클레임을 명시한 신제품 출시가 2021년 7월부터 2026년 6월 사이에 176% 증가했다. 그 증가분의 대부분은 2026년 상반기에 집중됐다. 베이커리 분야의 배합 재설계는 영양 밀도, 포만감, 장 건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 결정 기준이 기능적 혜택 중심의 프리미엄화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고물가 압박에도 미국에선 섬데이즈, 르뱅 같은 프리미엄 빵집이 크게 늘었다.

“소비자는 경제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작지만, 심리적 보상감이 큰 식품 소비 경험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는 것 같다. 최근 조사를 보면 소비자의 59%가 초콜릿 가격이 두 배로 뛰더라도 계속 구매하겠다고 응답했지만, 와인의 경우 그 비율이 29%에 불과했다. 이것이 바로 지키고 싶은 일상과 선택적 사치재 사이의 격차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베이커리 역시 같은 궤적을 그린다.”

물가 상승으로 마트 자체 브랜드(PB) 식사빵이 대세가 됐다.

“전통 제빵 회사는 최근 브랜드 대신 효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브랜드 역사나 전통만으로는 PB 상품과 가격 격차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사워도 베이스, 프리바이오틱스 강화, 식이섬유 함유 여부가 가격을 방어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 소화나 장 건강을 강조한 제품은 21%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식물성을 강조한 제품은 5% 증가세를 보였다.”

‘정크푸드’ 낙인을 피하기 위해 제빵 대기업은 어떤 전략을 쓰나.

“상업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특정 성분의 제거를 강조하기보다 긍정적 기능을 부각하는 것이다. 제품 포장에 ‘단백질 함유’ 또는 ‘고단백’을 표시한 신제품 출시 비중은 2021년 5.7%에서 2026년 현재 8.4%로 상승했다. 반면 무첨가 및 무방부제(보존료) 표시를 내세운 신제품 비율은 2021년 대비 2026년에 오히려 하락했다. 브랜드는 단순히 성분을 은밀히 빼내는 것보다 기능적 이점을 제품에 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K-베이커리가 서구에서 통하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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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베이커리의 핵심 경쟁력은 문화적 리믹스에 있다. 말차, 찹쌀떡, 타로 등 아시아 고유의 전통 풍미를 서양 소비자에게 익숙한 페이스트리 형태와 결합함으로써,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미식 모험을 제공한 점이 주효했다.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맛이다. 북미와 유럽 소비자의 42%, 특히 Z 세대(1997~2010년생) 소비자의 54%는 신선한 빵을 구매하는 첫 번째 이유로 ‘맛’을 꼽는다. 두 번째 이유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이다. 다품종을 골라 담는 매장 운영 체계는 계절과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플레이버(풍미)를 유연하게 순환시킬 수 있다.”

이노바 데이터에 따르면, 식감(텍스처)은 재구매를 유도하는 핵심 동인이다.

“식감에 대한 수용성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식감 수용도가 가장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는 소비자 16%가 이국적인 식감이 미식 경험을 격상시킨다고 답했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서구 시장에서는 그 비율이 10%에 그쳤다. 이러한 지역적 격차가 상업화 방식을 결정한다. 식감에 대한 친화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입안의 촉감 자체를 전면에 내세워 직접 마케팅할 수 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새로운 식감을 대중에게 친숙한 플레이버와 결합해 선보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파베이크(반쯤 구워 만든 빵)와 냉동 생지(냉동 반죽) 사용 확대가 고질적인 제빵사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중간 규모의 외식 업체가 심각한 인건비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소비자의 61%가 외식 방문 횟수를 줄였고, 64%는 슈퍼마켓과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파베이크와 냉동 생지는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다. 현장에 숙련된 전문 제빵사를 둘 필요를 없애주고, 1회 제공량당 원가를 정밀하게 통제하며, 제품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해 준다.”

베이커리 시장은 누가 주도하게 될까.

“탄탄하고 두터운 유통망을 보유한 대형 플레이어야말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흡수하면서 전방위적인 신제품 혁신 파이프라인을 멈추지 않고 가동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주도권은 거대한 유통 장악력에 고도화된 배합 및 제형 기술 역량을 결합하는 기업의 몫이 될 것이다. 현재 베이커리 산업에서 일어나는 건강 중심의 재포지셔닝은 고도의 식품공학적 작업이기 때문이다.” 

Plus Point

Interview 박혜아 ‘월간베이커리’ 편집장
“2030년 살아남을 빵집의 조건… 맛·신뢰·경영력”

/박혜아
/박혜아

대한제과협회가 발행하는 ‘월간베이커리’는 1993년 창간 이래 30여 년간 대한민국 제과·제빵업계의 역사와 현장의 목소리를 묵묵히 기록해 온 대표 전문 매체다. 박혜아 ‘월간베이커리’ 편집장은 최근 한국 베이커리가 거둔 눈부신 성장의 배경으로 ‘기술의 재해석’과 ‘기민한 상품화 능력’을 꼽았다. 박 편집장은 한국이 1997년부터 세계 무대에 도전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결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해외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단순히 잘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맛과 공정 위에 한국적인 문화와 식재료, 스토리를 입혀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재해석해 낸다는 것이다. 

박 편집장은 “고수분 반죽의 부드러운 빵부터 유럽식 하드 계열 식사빵, 든든한 한 끼가 되는 조리빵과 샌드위치까지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과 특유의 ‘카페형 매장’ 모델이 결합한 복합적인 운영 능력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으로 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재룟값 급등과 고질적인 인력난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박 편집장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동네 빵집이 대기업과 저가 경쟁을 벌이거나 무작정 고가 전략을 좇기보다는 ‘소비자가 사야 할 명확한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 직접 굽는 신선함과 지역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시그니처 메뉴로 ‘적정한 가격의 일상성’과 ‘일부러 찾아올 만한 특별함’을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편집장은 “좋은 레시피와 신소재 활용법을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제과·제빵인 특유의 나눔 문화 역시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는 든든한 자산”이라고 꼽았다. 박 편집장은 2030년에도 변함없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빵집의 절대 조건으로 ‘맛’ ‘신뢰’ ‘경영 능력’을 제시했다. 그는 “빵집은 규모가 작아지더라도 콘셉트와 개성이 훨씬 선명해질 것”이라며 “유행을 좇기보다 일정한 품질로 신뢰를 쌓고, 원가·공정·폐기율을 철저히 관리하는 매장만이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