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예언자, 감독 그리고 왕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재레드 다이아몬드│강주헌 옮김│

김영사│2만4800원│

372쪽│9월 15일 발행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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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3월, 아돌프 히틀러를 태운 자동차가 교차로를 지나던 순간 대형 트럭이 충돌 직전까지 돌진했다. 트럭이 몇 초만 늦게 멈췄다면 히틀러는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국가와 기업, 스포츠팀의 운명은 실제로 한 사람의 존재에 얼마나 좌우될까.

‘총, 균, 쇠’로 문명의 흥망을 지리와 환경,제도의 관점에서 탐구해 온 저자가 이번에는 역사 한가운데 선 ‘개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정치와 비즈니스, 스포츠, 종교를 넘나들며 특정 인물이 없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지를 묻고, 리더의 역량과 시대적 조건이 만나는 순간을 추적한다.

분석의 핵심은 특정 인물의 ‘위대함’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저자는 셰익스피어가 없었어도 ‘햄릿’이 탄생했을지를 묻는 방식에 빗대어, 어떤 성취가 한 사람만이 만들 수 있었던 결과인지, 아니면 시대적 조건이 무르익어 다른 누군가가 대신 이뤘을지를 살핀다. 암살과 질병, 갑작스러운 죽음과 해임 같은 사건도 자연 실험으로 활용한다.

보츠와나 초대 대통령 세레체 카마 사례는 개인의 선택이 구조를 바꾼 경우다. 독립 직후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자 그는 지하자원 채굴권을 부족이 아닌 중앙정부에 귀속시켰다. 자기가 속한 부족의 권리부터 먼저 포기했고, 다른 부족도 이를 따랐다. 풍부한 자원이 분쟁과 내전으로 이어진 국가와 달리 보츠와나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원 자체뿐 아니라 그것을 다룬 리더의 선택이 있었다.

개인의 고유한 자질이 시대적 요구와 맞물린 사례도 있다. 레이철 카슨은 과학자의 지식에 시인적 문체와 대중적 전달력을 결합해 환경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같은 문제를 인식한 과학자가 많았어도, 그 조합을 갖춘 인물이 등장했기에 변화의 속도와 파급력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기업에서는 리더의 영향력이 산업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컴퓨터와 게임, 소비재처럼 전략과 혁신이 성과를 크게 좌우하는 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이 크지만, 선박 건조나 제철처럼 생산 설비와 산업구조의 제약이 강한 분야에서는 개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회사 실적이 좋다고 CEO에게 모든 공을 돌리거나, 부진하다고 곧바로 교체하는 판단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스포츠에서도 비슷한 착시가 나타난다. 팀 성적이 바닥을 찍은 시점에 감독이 교체되면 새 감독 부임 뒤 성적이 평균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만으로도 지도력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 반대로 전설적인 감독이 남긴 높은 기대치는 후임 감독에게 과도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농구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례는 성적 자체뿐 아니라 조직에 축적된 기대치가 리더 평가를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리더의 영향력은 개인의 능력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재능을 실행할 권한이 있는지, 제도가 이를 허용하거나 견제하는지, 변화가 필요한 시점과 맞아떨어졌는지, 후계자와 조직이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지에 따라 같은 능력도 다른 결과를 만든다. 중요한 것은 ‘누가 위대한 리더인가’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이 실제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조건까지 함께 보는 일이다.

받아들일 때 비로소 단단해지는 10가지 진실

내가 만든 두려움과 싸우지 말 것

애나 매서│송예슬 옮김│

윌북│2만1000원│

288쪽│8월 28일 발행

실존주의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불안과 두려움을 없애려 하기보다 그 원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설명한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등 누구나 마주하는 ‘10가지 불편한 진실’을 짚는다. 상담 사례와 자기 경험을 토대로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을 직면하고, 불안에 휘둘리지 않도록 마음의 힘을 기르는 50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커리어, 자기 정의의 여정

역할은 주어지지 않는다

윤기열│독│1만9000원│

228쪽│9월 1일 발행

커리어는 주어진 직함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할을 정의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PR 신입 직원에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의 임원까지 오른 18년 경력의 정점에서 다시 학생이 된 선택을 되짚는다. 작은 조직에서 자기만의 기준을 세운 과정부터 멈춰야 할 때를 알아채는 법, 회사 밖에서 정체성을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까지 담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그리는 힘의 지도

중동 재편 전쟁

노석조│메디치미디어│

2만3000원│

264쪽│9월 2일 발행

전쟁의 문법이 국경과 영토를 둘러싼 ‘선’ 의 충돌에서 동맹과 프락시, 미사일·핵 프로그램이 얽힌 ‘망’의 충돌로 바뀌었다. 2026년 이란 전쟁을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이 구축해 온 군사·정보 전략을 추적하고, 이를 미·중 패권 경쟁과 연결해 살핀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과 유가·환율, 북한의 핵전략 등 중동의 전쟁이 한국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짚는다.

인공지능(AI)이 판을 뒤집는 시대, 불확실성 속 생존 투자 전략

이효석의 21세기 투자법

이효석│상상스퀘어│

2만5000원│

416쪽│9월 9일 발행

헤지펀드 매니저, 애널리스트를 거친 저자가 20년간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21세기 투자법을 정리했다. 인간의 본성과 복리, 경제적 해자처럼 변하지 않는 투자의 원칙을 짚고, AI와 지정학 등 시장가치 기준을 바꾸는 흐름을 분석한다. 변화의 방향을 읽고 판단을 계속 수정하는 ‘정렬’을 새로운 투자 태도로 제시하며, AI 시대 병목과 버블 속에서도 살아남는 전략을 설명한다. 

브랜드 성장의 새로운 기회, 미(未)고객을 잡아라

‘미’고객의 이해

세리자와 렌│신정원 옮김│

책만│2만2000원│

284쪽│9월 11일 발행

브랜드 성장의 기회를 이미 제품을 사는 고객이 아닌, 아직 관심조차 없는 ‘미(未)고객’에서 찾는다. 미고객을 설득 대상으로 보기보다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고, 그 맥락에 맞춰 브랜드를 재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카테고리 진입점(CEP), 내러티브 접근법 등 마케팅 이론과 100여 개 브랜드 사례를 통해 무관심을 신규 구매로 잇는 방법을 조언한다.

서점에서 온 영수증: 영국 바닷가 마을 서점 직원의 1년

(Receipts from the Bookshop: A Bookseller's Year in an English Seaside Town)

케이티 클래펌│윌리엄모로│

28달러│304쪽│9월 8일 발행

영국 해안 마을의 작은 독립 서점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머니와 함께 서점을 운영하는 책방지기가 계절을 따라 서점의 일상을 기록했다. 단골과 호기심 많은 아이들, 서점을 찾는 개부터 쏟아지는 신간과 쌓이는 택배 상자까지 소소한 풍경을 담았다. 책과 차, 간식이 함께하는 공간을 통해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서점과 지역 공동체 모습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