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미국산 장비가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중국 공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기업의 생산과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함께 흔들린다. 미국의 장비와 기술, 한국의 제조 역량, 중국의 생산 기지와 시장이 한 몸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적용하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폐지했다. 그동안 두 회사는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건별 허가 없이 중국 공장에 반입할 수 있었다. 이제는 공장을 계속 가동하는 데 필요한 장비는 연간 단위로 허가받을 수 있지만, 생산능력 확대나 기술 고도화는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규제 문장 하나가 중국 공장의 투자 일정과 한국 본사의 전략을 바꾸는 시대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묻는다. 한쪽에서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오래된 공식이나 중국과 거리를 두면 위험도 줄어든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다. 다른 쪽에서는 중국을 여전히 값싼 생산 기지이자 한국 제품을 대량으로 사주는 시장으로만 본다. 방향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변하지 않는 중국, 변하지 않는 세계를 전제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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