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설명│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면서, 기업은 구매 이력, 위치, 인구통계학적 정보, 행동 패턴, 생체 데이터 등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미국 대형 할인 매장 타깃이 소비자의 매장 내 위치를 감지해 즉시 가격을 조정하고, 익스피디아가 접속 인터넷 주소(IP)에 따라 호텔 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일은 이미 현실이 됐다. 최근 인공지능(AI)이 이를 더 가속하면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까지 부각되고 있다. 필자는 “과거 제조 원가에 마진을 더하던 공정한 ①  '원가 가산(cost-plus approach)'의 규범이 무너지고, 소비자의 절박함과 취약점을 이윤으로 환산하는 약탈적 관행이 만연하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판매자에게 상품(서비스) 가격을 정할 권한은 있지만, 소비자에게까지 가격표를 붙이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대형 매장과 백화점에 도입되는 고급 폐쇄회로TV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트래픽 패턴과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고 보안과 판매를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사진 셔터스톡
대형 매장과 백화점에 도입되는 고급 폐쇄회로TV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트래픽 패턴과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고 보안과 판매를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사진 셔터스톡
당신이 AI 챗봇에 체온계 추천을 요청했다고 해보자. 챗봇은 자신감 있고 친절한 어조로 제품 하나를 추천하고 구매 링크까지 제공한다. 그러나 챗봇이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당신이 이전에 아픈 아이의 증상에 관해 검색했던 내용을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 업체에 공유했다는 사실이다. 소매 업체는 당신이 열이 치솟는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가격을 올린다. 이는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완전히 허구라고 하기도 어렵다. 

한 세기가 넘도록 가격표는 ‘상품 자체’에 묶여 있었다. 제조 원가에 일정한 이윤을 더하는 방식이다. 모든 고객에겐 동일한 상품에 대해 동일한 가격이 청구됐다. 이는 소비자 거래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의 기준을 형성했고, 기업의 행동을 제어하는 역할도 했다. 1990년대 미국 기업 경영진이 이런 원가 가산 방식을 따른 이유는 소비자가 다른 방식의 가격 책정을 불공정하다고 여기고, 자기가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곳에서 돈을 쓸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린지 오언스 - 그라운드워크 컬래버러티브 최고경영자, 현 '가우지드(Gouged)' 발행인, '바가지, 공정 가격의 종말과 그것이 당신의 지갑에 미치는 영향' 저자
린지 오언스 - 그라운드워크 컬래버러티브 최고경영자, 현 '가우지드(Gouged)' 발행인, '바가지, 공정 가격의 종말과 그것이 당신의 지갑에 미치는 영향' 저자

오늘날 기업 경영진에게는 그런 자제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격표가 점점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붙고 있다. 지난 20년간 상업적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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