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 손가락 기반 13자유도 적용, 사람처럼 정교한 조작 구현
사람 손 크기 설계로 기존 도구 활용… 산업 현장 즉각 적용 가능
실제 제조 작업 가능한 AI 기반 조작 기술 공개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식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네 개 손가락 기반의 차세대 로봇 핸드(Hand)를 최초로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아틀라스(Atlas)가 다양한 조작 작업을 수행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실제 작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연속적이고 복합적인 작업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는 사람을 위해 설계된 작업 공간과 기존 공구를 그대로 활용해야 하므로 범용성과 유연성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휴머노이드의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로봇 핸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차세대 로봇 핸드는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정교한 물체 조작과 공구 활용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개된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신규 로봇 핸드를 활용해 공구와 소형 부품을 다루며 정밀 조립, 손안 물체 재배치 등을 시연했다. 드릴 비트를 집어 전동 드릴에 장착한 뒤 나무에 구멍을 뚫는 작업도 선보였다. 공구 손잡이를 안정적으로 쥔 상태에서 작동 버튼까지 동시에 눌러야 하므로, 손가락별 힘과 움직임을 독립적이면서도 정밀하게 제어하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손가락으로 너트를 회전시켜 조이는 동작도 구현했다. 볼트나 너트처럼 작고 딱딱한 부품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파지력 제어와 함께 손안에서 부품 위치를 바꾸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도 얇고 긴 드럼 스틱을 손가락 사이로 회전시키는가 하면, 표면이 단단하고 매끄러운 골프공 두 개를 한 손안에서 동시에 굴리는 등 복잡한 조작을 안정적으로 해냈다. 이는 물체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손가락 간 접촉 위치와 마찰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해야 하는 작업으로, 핸드가 물체의 형상과 마찰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이번 차세대 핸드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엄지를 포함한 네 개 손가락에 총 13자유도를 구현해 정교한 조작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엄지에는 자유도 네 개를 부여해 다른 손가락과 맞물려 정교한 집기(pinch) 동작을 수행하도록 했으며, 나머지 손가락 세 개는 각각 3자유도로 구성해 손가락 벌림과 마디 끝단의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특히 사람이 사용하는 작업 도구와 시설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사람 손과 유사한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산업용 작업에 필요한 파지 강도를 확보했다. 나아가 구조 단순화와 주요 부품 모듈화를 통해 현장 내구성과 정비 편의성을 높였으며, 향후 대규모 양산성까지 고려해 설계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네 손가락 구조를 채택한 배경에 대해 “산업용 로봇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설계 복잡도, 전력 소모, 제조 단가, 내구성, 유지·보수 용이성을 종합해 성능과 비용 효율이 가장 최적화한 형태를 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은 미세한 접촉까지 감지하는 고감도 촉각 센싱이다. 손끝과 손바닥에 압력 기반 촉각 센서를 촘촘히 배열해 물체 접촉 시 미세한 힘의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개발 초기부터 가상 환경에서 학습시킨 정책을 실제 하드웨어로 이전하는 ‘심투리얼(Sim-to-Real)’ 강화 학습 기법을 적용했다. 모터 구동 특성과 실제 마찰 계수를 시뮬레이션에 정밀하게 반영함으로써, 가상의 학습 환경과 실제 로봇에 적용할 규제 간극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