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서 생활필수품을 사던 전후(戰後) 복지국가의 사회적 약속은 완전히 무너졌다. 중산층 맞벌이 가구도 주거와 보육, 에너지 같은 기초 필수재를 감당하고 나면 손에 쥐는 ‘잔여 소득(가계소득에서 세금, 주거비, 필수 생활비, 부채 등을 모두 지출하고 남은 돈)’이 완전히 증발해 버리는 처지가 됐다.”
카럴 윌리엄스(Karel Williams) 영국 맨체스터대 명예교수는 일상생활의 물질적 기반을 지탱하는 사회적 인프라를 연구하는 ‘기초경제학’ 담론의 세계적 개척자다.
윌리엄스 교수는 2025년 국제 학술지 ‘인간 지리학과의 대화’에 발표한 연구에서, 생활비 위기가 특정 낙후 지역에 그치지 않고 대도시 내부의 평범한 가구까지 덮치고 있다는 공간적 현실을 규명했다. 이어 2026년 3월 연구를 통해서는 생활비 위기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 중산층까지 광범위하게 잠식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가구의 명목 중위 소득이 통계상 8만4000달러(약 1억1300만원)로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소득 10만달러(약 1억3500만원) 미만 가구 지출의 76%가 기초 필수재(주거·에너지·식품·교통·의료)에 묶이면서 잔여 구매력(잔여 소득) 20%나 잠식됐다는 설명이다. 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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