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 허위 신고나 가격 조작, 우회 외환 거래로 판단되면 관세법·외국환거래법·특가법 위반으로 기업 법인은 물론 임직원 개인까지 형사처벌을 받는다. 거래 단계부터 법적 쟁점을 미리 검토하고 증빙을 남기는 사전 관리가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광화문
/법무법인 광화문

이미지 크게 보기

“관세청이 2026년부터 불공정무역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정기 덤핑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세관 조사 패러다임을 전면 개편했다. 치명적인 변화는 조사 결과가 단순 세액 추징에 머물지 않고 임직원 형사처벌과 행정 제재로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다.”

관세청과 세관 현장에서 31년간 관세·외환 조사를 지휘해 온 김용태 관세·외환조사대응센터 센터장과 관세·외환 행정·형사 사건을 전담해 온 박규훈 법무법인 광화문 파트너 변호사는 10월 13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세관 조사 관점이 ‘신고서의 정확성’에서 ‘거래 전체 실질의 적법성’으로 이동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세관 조사 패러다임은 개별 수입신고서의 단편적 오류나 과세가격 누락을 포착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2026년 2~8월 특별 단속에서처럼 할당 관세 악용, 우회 덤핑, 가상자산을 활용한 불법 외환 거래 등 거래 전체의 실질과 자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추적하는 체계로 전환됐다. 두 전문가는 기업이 통관 시점의 서류 관리에 안주하지 말고 계약·인보이스·송금·회계·물류, 국내 판매 자료가 일관되게 연결되는 상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해야 사법·행정적 리스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세관 조사 기류가 어떻게 달라졌나.

김용태 “과거 조사가 수입신고서의 과세가격 산정 오류나 품목 분류(HS 코드) 착오를 바로잡는 정산 성격이었다면, 2026년 현재 조사는 거래 실질과 자금 흐름을 검증하는 정밀 수사로 바뀌었다. 할당 관세 적용 물품은 수입 가격, 추천 물량뿐 아니라 실제 수요자, 보세구역 반출 기한 준수 여부, 국내 유통 방식까지 연결해 본다. 외환 분야도 인보이스 금액과 실제 대금 흐름, 제삼자 지급이나 가상자산 등 우회 결제 수단까지 통합 점검한다. 단순 서류 관리만으로는 사후 조사에서 불일치가 적발될 수밖에 없다.” 

박규훈 “경계해야 할 대목은 조사 결과가 세액 추징을 넘어 형사책임과 행정 제재로 급격히 확대된다는 점이다. 고의적 허위 신고나 가격 조작, 우회 외환 거래로 판단되면 관세법·외국환거래법·특가법 위반으로 기업 법인은 물론 임직원 개인까지 형사처벌을 받는다. 조사 착수 후 해명 논리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거래 단계부터 법적 쟁점을 미리 검토하고 증빙을 남기는 사전 관리가 필수적이다.”

할당 관세 사후관리와 우회 덤핑 조사의 대표적 적발 패턴은.

김용태 “세관은 수입 가격, 품목 분류, 공급자, 물량, 외환 거래, 유통 경로 데이터를 연결해 이상 징후를 찾는다. 할당 관세는 고가 신고, 거래 구조 조작, 제삼자 명의 이용, 의무 기한 내 미반출 등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실제 관세청의 2026년 9월 발표에 따르면, 바나나·설탕·소고기 등에서 5468억원 규모의 할당 관세 악용이 적발돼 586억원의 탈세가 확인됐다. 우회 덤핑은 비대상 HS 코드 신고,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공급자 명의 도용, 가격 약속 위반이 주를 이룬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실수는 계약서상 공급자와 실제 대금 수령자가 다른 경우처럼 ‘서류와 실제 거래 관계의 불일치’다. 수입 전후 거래 전체의 일관성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외환 거래 등이 형사처벌로 확대되는 경계선은.

박규훈 “일차적 경계선은 위반 유형과 금액이다.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령 방법 신고 위반은 50억원, 자본거래 신고 위반은 20억원을 초과할 때 형사처벌 대상이 되며 미달 시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다만 금액 기준을 넘어섰다고 무조건 유죄는 아니다. 단순 착오인지 의도적 회피인지 고의성을 따진다. 가상자산 활용 자체가 범죄는 아니며, 실제 해외 대금 결제 수단으로 사용됐는지와 상계·제삼자 지급을 우회하려는 구조였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사후 소명보다 거래 당시 법적 신고 의무와 실제 자금 흐름을 검토하고 증빙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세 당국과 기업 간 시각차가 가장 큰 지점은.

김용태 “특수 관계자 간 거래 가격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다. 핵심은 특수 관계가 실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기업은 국세청 이전가격(TP)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하지만, 세관의 관세 평가는 판단 기준이 달라 수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입 신고 가격에 포함되지 않은 로열티, 생산 지원비의 가산 여부도 단골 쟁점이다. 거래 초기부터 가격 결정 근거를 문서화하고 사전에 정밀 검토해야 한다.”

우회 덤핑이나 관세 포탈 혐의 조사 시 법률 전문가의 역할은.

박규훈 “조사 초기에 작성된 진술서와 제출 자료는 향후 불복 절차와 형사재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증거다. 우회 덤핑이나 관세 포탈은 거래 실질, 제조·가공의 유의미성, 주관적 의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법리 영역이다. 단순 실수인지 부정한 방법에 의한 고의적 포탈인지에 따라 책임이 크게 달라지므로, 초기부터 전문가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구분하고 진술 범위를 조율해야 불필요한 형사 혐의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관세·외환 조사 통지를 받은 기업이 ‘48시간 이내’ 취해야 할 조치는.

김용태 “성급히 자료부터 내놓지 말고 조사 대상 기간과 핵심 쟁점을 파악해 대응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 초기 대응 실패의 주요 원인은 현재 신고 내역과 과거 거래 자료, 내부 계약·회계·송금 자료 간 불일치다. 48시간 이내에 수입신고서, 계약서, 인보이스, 외환 송금 내역을 확보하고 고위험 거래를 내부적으로 먼저 대조·점검해야 한다.”

이미 추징 처분을 받았거나 검찰 송치 위기인 기업의 불복 승소 전략은.

박규훈 “거래 전반의 자료를 시점별로 재구성해 실제 거래 실질을 객관적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처분의 법적 근거를 면밀히 검토해 행정상 추징 쟁점과 형사상 고의성 쟁점을 분리해 대응하고, 초기 제출 진술·자료와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김용태 “최선의 방어책은 사전 예방이다. 관세청은 2026년 4월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집중 관리 품목의 사후 반출·공급 관리를 강화했다. 수입 가격, HS 코드, 원산지, 할당 관세, 외환 거래 내역을 정기 점검하고, 고위험 거래는 전문가 검토를 거치는 상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춰야 한다.” 

Plus Point

5000억대 할당 관세 악용부터
‘눈속임’ 우회 덤핑까지

관세청은 불공정무역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2026년 초 서울·인천·부산·대구 등 주요 세관에 ‘덤핑방지관세 전담 조사팀’을 신설하고, 부과 대상인 28개 품목 전체를 상시 검증하는 ‘정기 덤핑심사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2026년부터는 관세법령 개정으로 제삼국을 경유한 단순 조립·가공 방식의 우회 덤핑까지 규제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이런 상시 감시 체계로의 전환 배경에는 지능화된 수입 비리 적발 사례가 있다. 관세청이 2026년 2월부터 8월까지 실시한 특별 단속에서는 바나나·설탕·소고기 등 수입 품목에서 10개 업체, 총 5468억원 규모의 할당 관세 악용 행위(탈세액 586억원)가 적발됐다. 이들은 수입 가격을 고의로 부풀려 대금을 과다 송금하거나, ‘바지 업체’ 명의로 할당 물량 1020억원어치를 편법 확보하고, 적용 물품 348억원어치를 보세구역에 불법 비축해 시장 공급을 지연시켰다. 기업의 덤핑방지관세 회피 수법 역시 정교해졌다. 수입 업체가 중국산 후판(철강) 표면에 페인트를 칠해 덤핑방지관세 비부과 대상인 ‘컬러강판’으로 위장 수입하거나, 제품 감광층 코팅 횟수를 속이고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공급자 명의를 도용해 총 428억원을 회피한 사례가 세관 감시망에 잡혔다. 김용태 센터장은 “세관의 검증 축이 거래 전체로 옮겨간 만큼, 기업은 통관 이후 단계까지 고려한 선제적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