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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기다리며 입을 벌린 병아리처럼 모여 있는 우리 5남매에게 어머니는 기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얘들아, 아버지가 일감 하나 얻었단다.” 우리도 덩달아 기뻐진다. “아버지가 다시 일을 얻으셨다고요?” 사랑방의 할머니도 뛰쳐나오셨다. “그래, 어미야, 잘되었다”고 기뻐하신다. 그날은 축제의 날이 되었다.

1945년부터 시작한 우리 집의 수산업은 3척 중 마지막으로 남은 대경호가 좌초하면서 빚더미에 올라섰다. 아버지는 11명 식구의 생계를 해결하고 빚을 갚기 위해 어선에 페인트칠을 하는 일을 시작했다. 1968년 무렵,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선주가 페인트칠을 요청하면 아버지는 페인트를 사서 칠을 완성한 다음 선주에게 대금을 청구했다. 여름과 겨울에 어선이 작업하지 않고 쉴 때면 양쪽 조선소의 슬립웨이에 어선들이 올라온다. 목선의 선체에 페인트칠을 해야 수명이 오래가는데, 그 일을 아버지가 하시는 것이었다. 형과 나는 훌륭한 보조역을 했다. 구석구석 작은 붓으로 솔질을 해서 페인트를 먹이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 아버지 덕분에 나도 조선소의 도크에 올린 어선 100여 척에 올라가 보았다.

온통 페인트가 묻은 작업복을 입은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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