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싸지고 널리 쓰인다고 해서 최첨단 AI로 연구하고 사업할 자유까지 넓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독자가 늘어나는 동안 결정권은 오히려 소수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 값싼 지능을 구독하는 대가로 어디까지 도전할지 결정하는 권한까지 넘겨줘서는 안 된다. 구독료가 싸다고 의존의 대가까지 싼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를 늦추자. 다만 미국의 기술적 우위는 유지하자.” 최근 AI 안전 논쟁에서 함께 나오는 주장이다. 전자는 인류를 위한 신중한 제안이지만, 후자는 기술 패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9월 12일(이하 현지시각)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첨단 AI의 발전 속도를 조절하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모델 무단 모방과 기술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가 충분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안전하게 속도를 조절할 여유가 생긴다는 논리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에는 ‘사다리 걷어차기’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있다. 먼저 기술을 확보한 쪽이 우위를 지키면서 후발 주자가 올라올 조건까지 정하는 모습이어서다. AI 안전 기준을 준수하는 비용이 후발 기업에 더 큰 부담이 되거나, 기준의 타당성을 판단할 정보마저 선두 기업에 집중되면 기존 격차는 굳어질 것이다.
그 영향은 AI 기업 간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AI가 이미 과학과 산업 전반의 도구가 되고 있어서다. 논문을 읽고, 코드를 작성하고, 실험 후보를 추리는 과정에 AI가 깊이 들어올수록 어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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