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루먼 쇼' 장면. /사진 파라마운트 픽처스
영화 '트루먼 쇼' 장면. /사진 파라마운트 픽처스

1998년 개봉한 피터 위어 감독의 ‘트루먼 쇼’는 매일 아름다운 석양이 수평선을 물들이는 섬, 시헤이븐을 배경으로 한다. 파스텔 톤의 건물이 동화 속 풍경처럼 옹기종기 모인 이 도시에서 자란 스물아홉 살의 트루먼 버뱅크는 낙천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보험 설계사로서의 안정적인 직장, 대학 축제에서 만나 가정을 꾸린 아내, 따뜻한 이웃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희로애락을 나눠 온 절친한 친구 말론까지. 그에게는 이 평온한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오래된 음악 테이프에 지직거리는 잡음이 끼어들듯, 그의 평화로운 일상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커다란 조명 기구가 떨어져 산산조각 나고, 자기 머리 위로만 비가 쏟아진다. 출근길 라디오에서는 혼선 중에 자기 동선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우연히 들어선 건물에서는 열린 엘리베이터 문 너머로 방송 스태프의 휴식 공간이 드러나고, 당황한 경비원이 그를 막아선다.

의심의 눈으로 주변을 살피자,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마저 낯설어진다. 새로 사 온 부엌용품의 장점을 뜬금없이 늘어놓는 아내, 함께 맥주를 마시다가 “이게 바로 맥주지” 라고 말하는 말론의 모습은 광고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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