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로즈노크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아시아·태평양 주거 부문 리서치 대표 -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 부동산학, 전 에이비슨영 리빙 섹터 리서치 총괄, 전 세빌스 주거용 부동산 리서치팀 부이사 /C&W
조시 로즈노크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아시아·태평양 주거 부문 리서치 대표 -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 부동산학, 전 에이비슨영 리빙 섹터 리서치 총괄, 전 세빌스 주거용 부동산 리서치팀 부이사 /C&W

지난 9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울이 런던·파리·뉴욕 같은 전통적인 중심지를 제치고 학생이 선호하는 새로운 ‘유학 도시’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K-컬처의 인기와 활기찬 도시 분위기,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에 힘입어 한국과 별다른 인연이 없던 외국인 학생까지 서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인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교육부의 ‘202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30만7464명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증가율은 69%에 달한다. 서울을 찾는 유학생이 빠르게 늘면서 이들이 머물 수 있는 학생 주거 공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 주요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0%대에 그쳐 학기 초마다 유학생 사이에서는 ‘방 구하기 전쟁’이 일어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는 서울에서 대학 기숙사 외부의 주거 시설을 구해야 하는 외국인 학위 과정 학생이 약 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조시 로즈노크스(Josh Rosenoakes)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아시아·태평양 주거 부문 리서치 대표는 “서울의 학생 주거 공급은 대학과 소규모 개인 임대인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급 공백을 메울 전문 학생 주거 산업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로즈노크스 대표와 일문일답.

서울이 유학 목적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 정책과 국제적인 환경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스터디 코리아 300K(Study Korea 300K)’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학생 유치부터 교육, 졸업 후 진로 지원까지 연계하는 종합적인 정책이다. 

아울러 캐나다와 호주, 영국, 미국 등 주요 유학 목적지가 비자 규정을 강화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여기에 서울의 높아진 국제적 인지도와 매력이 더해지면서, 서울이 새로운 유학 목적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학생 증가 속도에 비해 주거 시설 공급은 충분한가.

“그렇지 않다. 서울의 대학 기숙사 공급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5년 기준 외국인 학부생 중 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비율은 10.7%에 불과했다. 우리 분석에 따르면, 현재 약 5만6000명의 외국인 학생이 캠퍼스 밖에서 주거 시설을 구해야 한다.

2022~2026년 국제 학생 수의 연평균 증가율인 6.5%가 유지된다면, 신규 기숙사 공급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이 규모는 2028년 4월 약 6만50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는 어학연수 등 단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약 3만1000명)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주거 수요는 더 클 수 있다.”

서울 학생 주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 기숙사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개인 임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임대 보증금 부담도 크다. 서울의 일반적인 원룸 보증금인 1000만원은 약 16개월 치 월세에 해당한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보증금이 통상 월세 1~3개월 치, 시드니의 보증금 상한이 4주 치 임대료인 것과 대조적이다. 월세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 학생에게도 초기 목돈은 상당한 진입 장벽이다.

다만 변화의 조짐도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최근 학생 주거 전문 스타트업 피씨피스탠다드와 손잡고 고려대 인근에 학생 주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027년 초부터 400개 이상의 침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인 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문 학생 주거 시설에 대한 수요가 내국인에게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9월 10일 서울 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들. /연합뉴스
9월 10일 서울 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들.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마을 게시판에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마을 게시판에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해외에서는 학생 주거 시설 부족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호주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목적형 학생 주거 시설(PBSA) 시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발달한 국가다. PBSA는 학생의 주거 수요에 맞춰 개발된 시설로, 전문 운영사가 가구가 완비된 객실과 공용 시설 등을 관리하는 형태다. 호주 최대 운영사인 스케이프는 전국에서 약 2만4000개의 침상을 운영하고 있다.

홍콩도 정책적 지원을 통해 공급 확대에 나섰다. 2025년 7월 ‘도심 호스텔’ 제도를 도입해 호텔과 상업용 건물을 학생 주거 시설로 전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6년 9월 기준 사업 규모가 확인된 신청 건의 잠재 공급량은 약 1만800개 침상이다. 일본은 민간 임대주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약 70%가 민간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PBSA가 서울의 학생 주거난을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가구가 완비된 객실과 낮은 보증금, 간소화된 임대 절차를 제공하는 전문 학생 주거 시설은 외국인 유학생에게 매력적인 대안이다. 대학가 코리빙 시설을 통해 이러한 주거 형태에 대한 수요도 확인되고 있다. 

투자 여건도 긍정적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26 아시아·태평양 리빙 투자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는 향후 5년간 주거용 부동산에 약 330억달러(약 43조6600억원)를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 과제는 이러한 투자 수요를 실제 학생 주거 시설 공급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PBSA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현재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주택 규제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전문 운영사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건물 용도와 소유 구조 등에 따라 세금 부담이 달라지고 잦은 정책 변경도 장기 투자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해외에서는 제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학생 주거 시설에 비주거용 부동산 취득 인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생 주거 시설에 간소화된 승인 절차를 도입했다.

한국도 전문 운영·관리형 학생 주거 시설을 독립적인 임대주택 유형으로 인정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건물의 용도 전환 절차를 간소화해 공급을 늘리고,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 장기 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