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시와 눈꺼풀 떨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주름 개선제로 더 많이 쓰인다. /셔터스톡
병원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시와 눈꺼풀 떨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주름 개선제로 더 많이 쓰인다. /셔터스톡

치명적인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아니면서 전 세계에서 한 해 15조원 넘게 매출을 올리는 주사제가 있다. 보톡스(Botox)란 상품명으로 유명한 주름 개선제 보툴리눔 톡신이다.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菌)이 만드는 독소 단백질로,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해 근육 수축을 억제함으로써 주름을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보툴리눔균이 지난 90년간 실험실에서 배양되면서 상업화에 맞게 길든 것으로 밝혀졌다. 늑대를 길들여 개로 만들었듯, 과학자들이 치명적인 식중독균을 배양하면서 미용과 의학에 적합한 형태로 바꿨다는 말이다.

미국 노던애리조나대의 폴 카임 석좌교수 연구진은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쓰이는 ‘아미 홀 A(AHA)’ 균주 계통의 유전체를 비교해 장기간 실험실에서 배양되면서 자연에 있는 균주와 달리 상업화에 적합한 특성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고 10월 15일(이하 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밝혔다.

DNA 변이, 상업화엔 새옹지마

오늘날 보툴리눔 톡신은 동안(童顔)을 만들어 주는 착한 주사제로 통하지만, 100년 전에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독소 단백질이 몸에 들어오면 근육이 마비돼 질식사한다. 1919년 미국에서 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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