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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라바짜의 교육 시설에서 에스프레소를 뽑아내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기원 후 6세기,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에 살던 양치기 ‘칼디’는 평소 가지 않던 먼 곳까지 염소 떼를 몰고 갔다. 염소들은 평소와 달리 비정상적으로 흥분하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자세히 보니 입속에 빨간색 열매를 넣고 아작아작 씹고 있었다. 칼디는 그 열매를 따먹어 봤더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발견된 커피는 아랍권으로 전파됐다. 교리상 술을 마시지 못하는 무슬림들은 중세에 커피를 일상적으로 마시며 긴 밤을 지새웠다.

유럽에 커피가 전파된 계기는 12~13세기에 일어난 십자군 전쟁이다. 당시 아랍 세계에서 마시던 커피는 유럽의 병사들에겐 ‘사탄의 유혹’이었다. 금지된 음료였지만 사탄에 비유될 만큼 맛과 향은 매혹적이었다. 르네상스 초기 베네치아 상인들은 밀무역으로 커피를 들여오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교인들은 커피가 유행하는 꼴이 못마땅했고, 1605년 교황 클레멘트 8세에게 ‘커피는 이교도의 음료이고, 이교도의 음료는 곧 사탄의 음료이므로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청원했다. 교황은 조사를 위해 커피를 마셨고, 커피에 반했다. 그는 커피를 ‘기독교인의 음료’라고 선포하고 커피에 세례를 내렸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해 아랍에서 싹 틔운 커피 문화는 이탈리아에서 만개했다. 커피 산지는 아니지만, 커피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는 공간인 카페가 유럽에서 처음 등장한 곳이 베네치아다. 1720년 베네치아에 문을 연 카페 ‘카페 플로리안(Caffè Florian)’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라고 불린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커피도 이탈리아에서 유래했다. 곱게 간 원두에 고압의 물을 투과시켜 추출한 ‘에스프레소’도 이탈리아에서 개발됐다. 이탈리아보다 커피 문화가 먼저 발달한 터키에선 주전자에 물을 붓고 커피 가루를 넣어 센 불에서 저으면서 끓인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으면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카페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를 넣으면 ‘카페 라테’가 된다. 

한국의 커피 시장에선 ‘스타벅스’ ‘커피빈’ 등 미국 회사가 유명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커피 종주국 이탈리아는 오랜 역사 만큼이나 커피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전 회장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유럽식 커피 문화를 접하고 원두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피 음료를 판매하는 매장을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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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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