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톤의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해피홈’을 통해 인테리어한 서울 논현동의 한 빌라. 사진 이노톤
이노톤의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해피홈’을 통해 인테리어한 서울 논현동의 한 빌라. 사진 이노톤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이진명(38)씨는 요즘 인스타그램에 ‘집 자랑’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최근 2500만원을 주고 80㎡(24평)짜리 아파트를 리모델링했는데, 이씨의 마음에 꼭 드는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씨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인은 또 있다. 바로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부실시공 등 별다른 일 없이 수월하게 인테리어를 끝냈다는 점이다. 이씨는 “인테리어를 하기 전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인터넷에 검색도 많이 해봤는데, 알면 알수록 헷갈리기만 했다”며 “그러던 중 온라인 인테리어 비교 견적 중개 서비스를 알게 돼 이용해 봤는데, 과정부터 결과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인테리어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O2O 서비스란 온라인에서 찾아낸 수요를 실제 오프라인 공급자와 연결시킨다는 의미다.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중소 인테리어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은 중개 플랫폼이 소비자들에게 각 조건에 맞는 업체를 소개시켜주고, 견적부터 시공·사후관리까지 모두 중간에서 도맡아주는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우선 소비자가 정보를 얻는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브랜드 ‘해피홈’을 운영하고 있는 이노톤의 진선미 대표는 “지금까지 인테리어를 하려는 소비자들은 인테리어 업체에 대한 정보를 이웃·부동산중개소·월간지 등을 통해 얻어왔지만,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정보를 전달받는 채널이 바뀌었다”며 “다만 온라인의 경우 정보가 굉장히 방대하다 보니 소비자가 오히려 혼란을 겪었고, 이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특정 정보만 제공받고 싶다는 수요가 커졌다”고 했다. 이 틈새를 인테리어 업계가 간파하면서 소비자 조건에 맞는 업체를 소개해주는 중개 플랫폼이 등장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중소 업체는 비용 줄이고 고객 늘리는 효과

인테리어 시공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른다는 점도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시장의 확장에 기여했다.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집닥’의 박성민 대표는 “소비자들은 인테리어 업체가 저렴하게 견적을 내줄지, 좋은 자재를 써줄지, 공사 날짜는 지켜줄지, 사후관리는 제대로 해줄지 등 모든 것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면 플랫폼 업체가 1차적으로 검증한 협력업체들을 소개시켜주고, 중간 시공 과정을 관리해주기 때문에 고객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들은 협력업체로부터 매달 30만~50만원의 월비를 받고, 실제 시공이 이뤄졌을 경우 총공사금액의 일정 비율을 협력업체로부터 수수료로 받는다. 그렇다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다. 무료 서비스를 통해 한 번의 견적 신청만으로도 조건에 맞는 최적의 업체를 여러 곳 소개받을 수 있고, 각 플랫폼의 인테리어 전문가가 시공 과정을 감독해주는 만큼 안심하고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 인테리어 업체들로서는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가 부담일 수도 있다. 업체들이 이를 감수하면서 플랫폼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영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집닥의 협력업체인 유정기획의 홍경일 대표는 “집닥을 이용하니 공사 의뢰를 받는 과정이 예전에 비해 훨씬 만족스러워졌다”며 “이전에는 많은 돈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해 공사 의뢰를 따내야 했는데, 지금은 별도로 영업과 관련된 인력 등이 필요치 않아 추가 지출을 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고 전했다. 박성민 대표는 “집닥 파트너스(협력업체)들은 매달 20명의 고객을 고정적으로 만날 수 있다”며 “업체들이 집닥에 내는 월비와 공사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집닥은 소비자가 내는 비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업체의 경우 파트너스에서 탈퇴시키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은 중소 인테리어 업체와 소비자 간 메신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진선미 대표는 “소비자는 인테리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디자인이 때로는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계약 외 부분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있다”며 “중소 인테리어 업체 입장에서는 시간과 인력 측면에서 이에 모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면 플랫폼 내 인테리어 전문가가 이를 중간에서 조율하기 때문에 시공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짐 보관부터 청소까지, 토털 서비스로 발전

박성민 집닥 대표
박성민 집닥 대표

최근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업체들은 단순히 인테리어 업체를 소비자에게 소개해주는 것을 넘어, 토털 서비스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해피홈에서는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 집을 비워야 하는 고객들을 위해 짐 보관 서비스부터 레지던스, 반려견 돌봄, 이사, 수납 정리, 청소 등 전 과정을 패키지로 이용할 수 있다.

박성민 대표는 “한국 인테리어 시장은 여전히 99%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고 온라인은 1%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인테리어 O2O 시장의 성장 여지가 굉장히 많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인테리어 O2O 업체가 더 많아지고 시장이 더 커지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plus point

중국 인테리어 O2O 시장 급성장

중국의 인테리어 O2O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5년 중국에서 생겨난 온라인 홈인테리어 업체는 200여 개에 달한다. 중국 수투(速途)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온라인 홈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000억위안(약 3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2011년 471억위안(약 8조원)에서 5년 새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중국 인테리어 O2O 시장의 성장은 청년층이 견인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홈인테리어 서비스의 주 고객층은 35세 이하로 나타났는데, 이는 온라인에 익숙한 ‘바링허우(80后·1980년대 출생자)’와 ‘지우링허우(90后·1990년대 출생자)’의 소득·구매력 증가에 따라 주택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는 다른 아파트 건설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O2O 시장 진출 목표를 세우고 있는 이노톤의 진선미 대표는 “한국의 건설사는 아파트를 지을 때 골조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도맡아 소비자가 바로 들어가 살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중국 건설사들은 아파트 골조만 세운다”며 “소비자들이 직접 내부 인테리어를 해야 들어가 살 수 있기 때문에 중국 O2O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테리어 O2O 업체들도 시장 성장과 함께 덩치를 키우고 있다. 2008년에 선전에서 시작한 ‘투바투(土巴兔)’가 대표적이다. 투바투는 현재 249개 도시에 분점을 설립하고, 85만 명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7만 개의 시공업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 인테리어 업체 중개뿐만 아니라, 건축 자재와 가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평가점수도 공개하면서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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