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 졸업 예정, 태양광 압축쓰레기통 제조 스타트업 ‘이큐브랩’ 공동창업자
이승재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 졸업 예정, 태양광 압축쓰레기통 제조 스타트업 ‘이큐브랩’ 공동창업자

계절이 바뀌면 침대 이불과 함께 집 내부를 손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그러나 실제로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원하는 콘셉트의 사진은 온라인에 수만 장이 돌아다니지만 그 사진처럼 꾸미려면 어떤 제품을 써야 하는지, 또 같은 제품이라도 더욱 저렴한 제품은 어디에 가야 살 수 있는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셀프 인테리어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곳이 있다. 인테리어 정보 공유 플랫폼 ‘오늘의집’이 그 주인공이다. 오늘의집에서는 평수별, 컬러별로 원하는 인테리어 사례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사진 속 가구와 소품에 대한 정보까지 한눈에 확인하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까지 가능하다. 2014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해 이제 만 3년이 넘은 오늘의집은 현재 약 15만 장의 인테리어 사진 콘텐츠를 확보, 월 사용자 130만 명, 앱 다운로드 180만 회를 기록하며 한국 온라인 인테리어 정보 플랫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오늘의집 운영사인 버킷플레이스의 이승재 대표를 6월 8일 서울 서초구 위워크 강남역점에서 만났다.


전공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테리어 스타트업을 세웠다.
“창업 전 지인의 오피스텔에 놀러갔는데, 인테리어가 너무 잘돼 있어 놀랐던 적이 있다. 그는 자전거를 집 안에 들여놓고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또 한쪽 벽면은 책장으로 꽉 차 있고, 다른 벽면은 와인·맥주병으로 장식돼 있어 집주인의 취향이 굉장히 잘 반영돼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전문가에게 돈을 주고 맡긴 인테리어가 아닌, 집주인이 직접 했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일반인들도 연예인 집처럼 멋지게 인테리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도 직접 실행에 옮기진 않는다. 어떤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해야 할지도 모르고, 무슨 제품을 어떻게 시공해야 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제품은 너무 비싸다는 것도 문제다. 이처럼 인테리어를 실행에 옮기는 데 걸림돌을 우리가 치워준다면 사람들이 더 쉽게 인테리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서비스가 물리적 공간을 바꾸고, 더 나아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생각 끝에 2013년 말 다니던 회사를 나와 오늘의집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불고있다.
“한국은 집값의 50~90% 정도인 목돈을 맡겨놓고 남의 집에 사는 ‘전세’라는 독특한 임대 제도가 있는 나라다. 최근 집값은 점점 비싸지는 반면, 은행 대출 규제는 강화돼 집 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 또는 월세, 즉 ‘남의 집’에 사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남의 집이다 보니 업체에 큰돈을 주고 인테리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사할 때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선에서 집을 꾸며야 하는 이유가 생겨난 것이다.

또 한국은 공동주택이 많고, 대부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집과 비슷한 빌라, 또는 아파트 인테리어 예시만 있으면 모두가 따라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집과 비슷한 인테리어 예시를 오늘의집에서 찾아 전문가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인테리어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창업할 땐 수익모델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인테리어 산업이 성장하고 있고 큰돈이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돈을 벌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었다. 초기 2년간은 수익이 나지 않아 밥도 굶어가면서 20대의 패기로 버텼다.

지금은 제품 판매가 가장 큰 수익원이다. 각 인테리어 콘셉트에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호응을 얻었다. 소셜커머스의 판매 방식과 비슷하다. 오늘의집은 결제 시스템과 판매, 고객 응대까지만 맡고, 서비스와 배송 등은 각 업체에서 전담한다. 커머스를 도입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매출이 없는 상태와 있는 상태에서 서비스를 키우는 것은 전혀 다르다.”

오늘의집에서는 사용자들끼리 자신의 집을 공개하고 셀프 인테리어 팁을 공유한다. 사진 속 ‘+’를 누르면 제품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오늘의집 캡처
오늘의집에서는 사용자들끼리 자신의 집을 공개하고 셀프 인테리어 팁을 공유한다. 사진 속 ‘+’를 누르면 제품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오늘의집 캡처

오늘의집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 인테리어 시장은 온라인, 모바일을 통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예전엔 오프라인에서 전문가에게 의존했다면, 이제는 오늘의집 같은 인테리어 전문 온라인 서비스나 포털 검색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다. 즉 전문가에게 쏠려 있던 정보의 무게중심이 소비자에게로 이동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도 재편될 것이라고 본다. 이전엔 대기업 제품을 취급해야 소비자들이 신뢰했다면, 이제는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소상공인 등이 힘을 가질 수 있다. 오늘의집은 숨어 있던 좋은 업체들, 전문가들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인테리어 전문가 네트워크도 올해 안에 만들려고 한다. 미국 인테리어 업체 ‘하우즈’에서 제공하고 있는 비슷한 서비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한국 인테리어 시장 종사자가 많게는 10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 수많은 전문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들은 어떤 이점을 누릴 수 있나.
“인테리어 시장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는 사후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인테리어는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오프라인 업체 입장에서는 문제가 생겨도 평판에 크게 타격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늘의집은 그런 의미에서 전문가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봤다. 온라인에서는 소비자 평가가 바로 이뤄지는 데다 다른 소비자에게 공유된다. 전문가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실력 있는 전문가는 더욱 돋보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전문가는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인테리어 시장 종사자의 마음가짐을 바꾸고 이들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윤정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