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구 한양대 경제학 박사, 호주 ICMS대 강사,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박선구 한양대 경제학 박사, 호주 ICMS대 강사,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인테리어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공급자의 인식 변화다. 제값을 주고 양질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RICON) 경제금융실 연구실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건설 시장 전문가다. 해외 건설업 표준계약서 도입 방안과 소규모 리모델링 시장 실태, 건설 시장 경기 예측 모델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과 2016년에 대한전문건설협회 공로상과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각각 받았다.

RICON은 건설 업계의 권익과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 2006년 설립된 싱크탱크다. 초고층 건축, 도시 재생, 리모델링 등 건설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박 실장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RICON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현재와 미래 전망은.
“인테리어 시장은 크게 주거용과 비(非)주거용으로 구분되는데, 둘을 합쳐 국내 시장 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한다. 그중에서 주거용 인테리어 시장이 약 11조원 정도 된다. 주거용 시장 규모는 2020년 즈음에는 15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신축보다 유지·보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쾌적하고 개성 넘치는 주거 공간 연출에 대한 니즈가 커졌고, 건축물 안전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상가 등 비주거용 시장은 어떤가.
“비주거용 인테리어 시장의 변화는 연간 점포 변환율(상가의 업종이 변할 때마다 인테리어 수요가 발생한다고 가정)과 관련 비용을 바탕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주거용보다 성장 속도가 느려서 2020년 무렵까지 시장 규모가 1조원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인테리어 산업 급성장의 원동력은. 
“오래된 건축물이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과거 서구 선진국 사례를 봐도 노후 건축물 증가에 비례해 유지·보수 시장이 성장했다. 공동주택을 포함해 우리나라 주택은 20~30년 된 것들이 가장 많은데, 그 정도 시기에 유지·보수가 가장 활발하다. 소득 증가로 쾌적한 주거 환경에 대한 신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한다.”

인테리어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전문 기업 수도 증가 추세다.
“KCC와 한샘, LG하우시스, 유진 등 여러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지속해서 양적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독자적인 시공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영세 시공 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대기업들이 인테리어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한 것이 아니라 기존 영세 업체들과 소비자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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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 업체가 자재 유통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가 저렴한 가격에 자재를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인테리어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인 기업 중 시공 능력을 갖춘 업체가 국내에는 거의 없어 단기간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재업은 인테리어 관련 산업 중 특별히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디자인이나 환경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차별화된 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인테리어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공동주택(아파트)과 상가 등의 인테리어 공사에 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적격 업체가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사업자 등록만 보유한 영세 사업자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공사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해결 역시 어렵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작년 인테리어 관련 피해 상담건수는 5000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보상이 이뤄진 경우는 30%에 불과했다. 인테리어 산업을 육성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춘 업체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 건설업 등록 업체의 경우 공사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해도 보증보험 등을 통해 구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책과 법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다. 아직까지 인테리어 공사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부분 구두계약으로 진행되며, 비용도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사실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 품질보다 가격을 중시하는 풍토도 인테리어 시장 선진화의 걸림돌이다. 고가의 인테리어 공사의 경우 반드시 건설업 면허를 취득한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소액 공사라 하더라도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하여 향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공사비가 1500만원이 넘을 경우 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등록 업체가 시공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 반대로 1500만원 미만 공사는 건설업 면허가 없는 업체도 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 규모와 무관하게 대부분의 인테리어 공사는 건설업 면허가 없는 무등록 업체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불법 업체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에 단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법령이 있는 것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선진국과 비교해 국내 인테리어 산업의 수준은 어떤가.
“인테리어 시장의 수준을 외국과 직접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상황적인 비교는 가능하다.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경우 전체 건설 시장에서 유지·보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비율은 20%대로 추정된다. 이 점이 인테리어 시장의 지속 성장을 확신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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