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치 다카히데 와세다대 경제학과,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경제조사부장,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기우치 다카히데 와세다대 경제학과,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경제조사부장,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몇 달째 정치 스캔들로 곤경에 처해 있다. 가케(加計)학원과 모리토모(森友)학원의 특혜 의혹에 아베 총리가 관련돼 있다는 사학 스캔들로 국민들의 불신이 커졌다. 지난 3~4월엔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50% 안팎으로 회복됐다. 지지율이 다시  낮아지면 오는 9월 실시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낙마할 수 있다. 이 경우 자민당 정권은 유지되겠지만 총리가 바뀌어 경제 정책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우치 다카히데(木内登英)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권이 바뀌면 중장기적으로 일본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부터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하다가 2012년부터 5년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지냈고, 이후 노무라종합연구소로 돌아왔다. 일본은행 정책위원회는 일본은행 총재와 부총재 2명, 심의위원 6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며 금융 정책을 결정한다.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은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에 해당한다.


일본 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 평가한다면.
“경기는 좋은 상황이다. 5월 실업률이 2.2%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게 현재의 경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해외 수요다. 일본 경제는 해외 수요 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기가 후퇴하지 않는 한 일본의 독자적 요인으로 경기가 크게 나빠지지는 않는다. 다만 생산성 상승률이 낮고, 경제 잠재력이 회복하고 있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회복돼야 실질임금이 오르고 생활 수준이 개선돼 경기가 좋다는 걸 국민이 실감할 수 있다.”

일본은 2019년 소비세 인상, 2020년 도쿄올림픽 폐막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사건을 앞두고 있는데.
“소비세율 인상과 올림픽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2019년 실시될 소비세율 인상(8%→10%)이 가계 소득에 미칠 악영향은 2014년 소비세율을 인상(5%→8%)했을 때의 4분의 1에 그칠 것이다. 세율 인상 폭이 더 적고, 교육 무상화 등 정부에서 가계로 소득을 이전하는 정책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20년간’ 일본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가장 대응을 잘한 부분은 과잉 채무, 과잉 설비를 감축한 것이다. 엔고 대응으로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해외 기업을 인수했으며, 글로벌 가치 사슬을 구축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세계가 바뀌고 있다. 일본 경제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첨단기술에서 일본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로봇 등 일부라고 생각한다. 중국·미국 등과 비교하면 첨단기술 육성에 대해 국가적인 노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보여진다. 전기자동차·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자동차 산업도 경쟁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 일본이 흐름을 주도하는 선도 산업이 없어져 버릴 우려가 있다.”

지난 몇 달간 아베 총리는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일본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생겨 새로운 총리가 취임한다면, 일본 경제의 흐름이 바뀔까.
“정권이 바뀌면 일본 경제의 잠재적 리스크를 높이고 있는 재정 확장 정책,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일본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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