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태희 MSCI 한국 대표, 애리조나 주립대 선더버드 경영대 석사, 전 UBS와버그증권·SK증권 애널리스트, 전 시티은행 프라이빗뱅커, 전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기관 사업 책임자 / 사진 MSCI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영국 애슈리지 경영대학원 MBA, 전 동방페레그린증권 지점장,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전 금융위 금발심 위원, 현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현 공무원연금 자산운용위원 / 사진 서스틴베스트
왼쪽부터
김태희 MSCI 한국 대표, 애리조나 주립대 선더버드 경영대 석사, 전 UBS와버그증권·SK증권 애널리스트, 전 시티은행 프라이빗뱅커, 전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기관 사업 책임자 / 사진 MSCI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영국 애슈리지 경영대학원 MBA, 전 동방페레그린증권 지점장,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전 금융위 금발심 위원, 현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현 공무원연금 자산운용위원 / 사진 서스틴베스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이 평가기관마다 제각각인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합니까?”

ESG 경영이 화두지만 기업 관계자들은 ESG 평가 기관마다 기준이 달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하소연한다. 가령 네이버는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에서는 ‘A’등급을 받았는데 서스틴베스트에서는 ‘BB’ 등급을 받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월 5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전략 수립의 어려움을 설문조사한 결과 17.8%는 ‘기관별로 상이한 ESG 평가 방식’을 꼽았다.

기업의 ESG 성적표는 ESG 투자의 핵심 잣대다. ESG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글로벌 ESG 평가기관으로는 MSCI, 서스테이널리틱스, 비지오 아이리스, 톰슨로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서스틴베스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대신경제연구원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코노미조선’은 4월 6일 김태희 MSCI 한국 대표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에게 ESG 평가에 대해 물었다.

김태희 대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ESG 정보가 재무정보처럼 의무 공시사항이 아니고, 기관별로 활용하는 정보의 종류나 범위가 다르다”며 “기관마다 적용하는 E, S, G 평가요소와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류영재 대표 역시 “증권사 애널리스트처럼 ESG 평가기관도 기업에 점수를 매기고 가치 평가 보고서를 낸다”며 “평가 방식은 각 기관의 노하우”라고 했다. 류 대표는 “어느 증권사가 종목 전망을 잘 맞췄는지를 이야기하듯, 평가기관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투자자들이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평가대상은 평가기관이 자체 선정한 주요 기업들이다.


ESG 등급 평가를 언제부터 시작했나.

김태희 “MSCI는 기업의 ESG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평가를 이미 40년간 해왔다. 전 세계 약 1만여 개 기업의 ESG를 평가하고 있다. 평가기관 중 가장 많다.”

류영재 “한국만의 특징을 반영한 ESG 지표를 만들어 2007년부터 국내 상장기업의 ESG를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 맞는 ESG 평가체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1~2년간 ESG에 대한 글로벌 기준을 기반으로 한국만의 특수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모았다. 4개월간 ESG 관련 전문가 70명을 만나 평가모델을 완성했다. 평가 기업 수는 2013년 600개를 넘긴 후 현재 1000개로 급증했다.”


ESG 평가 방식이 궁금하다.

김태희 “MSCI는 ESG 중 환경(E)과 사회적 책임(S) 부문은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다. 산업별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매년 산업별 중요 E, S 관련 이슈를 선정하고 비중을 산정한다. ESG 관련 정보를 많이 공시하는 기업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 ESG 관련 리스크가 실질적인 위험으로 전환되는 기간이 짧을수록, 또 외부 영향을 크게 받을수록 해당 이슈의 가중치를 크게 둔다. 이 과정은 기업, 산업, 법, 제도, 지리적 특성, 거시 경제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년 모델링한다. 이후 기업별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의 최종 점수는 산업 내 상대평가를 통해 다시 계산한다. 최종 점수가 산업 내 상대점수이기 때문에, MSCI의 ESG 등급 점수는 결국 글로벌 경쟁 순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가령 등급이 AAA면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자사가 최상위권임을 의미하며, BBB일 경우 평균 수준, CCC일 경우 최하위권임을 의미한다. MSCI는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데이터 소스만 참고해 등급을 산정한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는 통계분석을 통해 어떤 ESG 지표가 기업의 재무제표와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하고 이와 함께 전문가 설문조사로 업종별 ESG 가중치를 조정한다. 이후 공시 정보와 정부가 공개한 정보를 모아 대규모 기업집단 리스크, ESG 이슈와 관련된 논란이 되는 사안 등을 반영해 서스틴베스트만의 모델로 평가를 진행한다. 점수를 산출한 뒤에는 평가대상 기업들에 피드백 리포트를 발송하는 검증 절차를 거친다. 이를 통해 오류를 검증하고, 때론 평가에 이를 재반영해 최종 점수를 낸다. 평가는 1년에 두 번 진행한다. 등급은 AA, A, BB, B, C, D, E 7개로 나뉜다. C등급 이상이 투자 가능 종목, D와 E등급은 투자 배제 종목이다.”


E, S, G 중 가장 중시하는 지표는.

김태희 “MSCI 내부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E’ 리스크는 장기간에 걸쳐 기업 가치를 침식시킬 수 있고, ‘G’ 리스크는 사고·소송·뇌물 등 이벤트성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ESG 통합 점수가 기업 고유의 리스크와 장기 성과 요인을 더 잘 설명하고 있지만, MSCI는 기업 행태인 ‘G’ 지표의 최소 가중치를 33%로 설정한다.”

류영재 “지배구조 개선인 ‘G’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ESG를 잘하는 기업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가 없고, 이사회 견제가 잘 작동하면서 이해관계자 관리를 잘하는 곳이다.”


기업은 상이한 평가 결과가 혼란스럽다.

김태희 “각 기업이 당면한 ESG 관련 이슈가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금융회사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정보 보안 등의 이슈가 관련성이 높을 수 있다. 화학 기업은 탄소 배출량 또는 독성물질 관리 및 배출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모든 ESG 이슈에 대해 전략을 세우려 하기보다 해당 기업이 수행하는 사업과 관련된 ESG 이슈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슈를 어떻게 관리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관리 측면에서는 단순하게 규정을 나열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이행 방법을 확립하는 것이 좋다. 동일 산업군의 ESG 전략 선진 사례를 참고하고 각 사 사정에 맞게 적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류영재 “기업이 평가를 잘 받기 위해 ESG 경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ESG를 하면 좋은 평가는 당연히 따라간다. CSV(성과공유가치)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이 오래 못 간 게 기업들이 주로 이미지를 포장하는 수단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ESG는 착한 일을 좀 더 객관적으로 재무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지금도 기업들이 줄줄이 ESG위원회를 신설하는데, 기존 이사회가 의사결정 시 ESG를 반영하면 되는 일 아닌가. 보여주기식 아닌가 싶다. ESG 경영 확대를 위해 여성 1명을 갑자기 이사회에 앉히기보다 직장 문화가 여성을 차별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한국만의 ESG 평가 특수성이 있는가.

김태희 “국가별로 평가 기준은 같다.”

류영재 “ESG 개념이 유럽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유럽은 동물 학대를 인권 문제와 동일시한다. 한국은 ESG 분야에서 이보다는 황사, 미세먼지 문제에 더 예민하다. 산업재해, 기업 처벌법, 협력사와의 공정거래, 지배구조, 일감 몰아주기에 관심이 더 많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류영재 “공시하는 방식에 대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정부가 2030년부터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의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한다고 하지만, 이는 너무 늦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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