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현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 노스웨스턴대 경제학 학사·석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회계학 박사, 전 크레디트스위스 트레이더·애널리스트 / 사진 노스웨스턴대
윤석현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 노스웨스턴대 경제학 학사·석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회계학 박사, 전 크레디트스위스 트레이더·애널리스트 / 사진 노스웨스턴대

지난해 6월까지 전 세계 40조5000억달러(약 4경6100조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몰렸다. 도이치뱅크는 2030년에는 ESG 투자자산이 130조달러(약 14경8200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것으로 전망했다. ESG를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면 기업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투자자는 돈 벌기 어려워지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ESG 투자가 대세라 하지만, 혼란스럽다. ESG가 비재무적 요소이지만, 평가기관이 제시하는 성적표는 제각각이다. 가령 기아자동차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A’ 등급을 받았지만, 세계 최대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평가에서는 ‘CCC’ 등급을 받았다. ESG가 향후 기업 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ESG 등급을 관리해야 할지 답답하다. 투자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다.

윤석현(Aaron Yoon·에런 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는 4월 11일 ‘이코노미조선’과 화상 인터뷰에서 “ESG를 평가하는 범위와 방식이 기관마다 다르다 보니 부과하는 점수도 다른 것”이라며 “ESG 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한다고 수익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ESG 세부 활동이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지, 좋은 경영진이 있는지 주목하라”며 “기업은 ESG 경영이 정의로운 기업이 되는 것뿐 아니라, 수익을 내야 하는 투자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18년 윤 교수의 ESG 논문을 전환점이 된 연구라고 평가하고 “투자자들이 ESG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연초 세계적인 ESG 경영 전문가 조지 세라핌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460억달러(약 52조4400억원) 자산을 운용하는 판아고라자산운용(PanAgora)으로부터 크로웰상(Crowell Prize)을 받기도 했다. 크로웰상은 1년에 한 번 재무·회계·경제학 분야 최우수 논문에 수여된다. 다음은 윤 교수와의 일문일답.


ESG 경영을 착한 기업 만들기로 보는 시각이 있다.
“기업의 주가를 높일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ESG 활동이 제대로 된 ESG 경영이다. 주가를 높이지 않는 ESG 경영은 자선 행위다. 기업 경영진은 주주의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신의 성실 의무가 있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해야 주주, 고객, 납품 업자, 직원, 사회구성원 모두가 잘살 수 있다. 이제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국 연금이 투자 대상의 ESG 의무화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많은 은행이 ESG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향후 ESG 활동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시대가 올 것이다. ”

기업과 투자자의 ESG 대응 방법은.
“기업은 ‘똑똑하게’ ESG 분야에 돈을 써 이를 수익에 연결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투자자는 그런 기업을 잘 가려내야 한다. 가령 택배 회사가 운전기사들의 복리후생인 ‘사회적 책임(S)’에 투자하는 게 전혀 사업 연관성이 없는 물 산업인 ‘환경(E)’에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성과 주가 상승에 좋다. 반면 은행이 단순히 주주 돈을 써서 임대료가 5배 비싼 친환경 건물로 사무실을 옮기는 것은 환경에는 좋지만, 이는 기업의 수익이나 주가와 연관성은 낮다.”

실제 그렇게 확인된 데이터가 있나.
“1992년부터 2013년까지의 MSCI ESG 정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 기준에 따라 1000개 이상의 미국 기업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업이 자사의 핵심 사업과 관련된 ESG 활동을 해야 주가 상승과 연결고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고, 이를 2016년 논문으로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핵심 사업과 관련된 ESG 활동을 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벤치마크 수익률을 연평균 6.01%포인트 웃돌았지만, 핵심 사업과 비핵심 사업에 ESG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펼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벤치마크보다 연평균 1.96%포인트 더 높은 데 그쳤다. 이외 비핵심 사업에서만 ESG 전략을 펼친 기업들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벤치마크보다 0.6%포인트 높았고, 아예 ESG 활동을 안 한 기업의 주가 등락률은 연평균 벤치마크를 2.9%포인트 밑돌았다.”

ESG 투자 시 경영진의 리더십도 봐야 할까.
“당연하다. 지난해 S&P 1500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CEO의 리더십을 설문 조사한 결과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CEO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ESG 활동을 많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리더십이 좋으면서 ESG 활동을 많이 한 경우 연평균 주가 상승률이 벤치마크 등락률을 4.7%포인트 웃돌았다. 반면, 직원들의 존경을 받지 못한 CEO가 ESG 활동을 많이했을 때 주가 등락률은 벤치마크를 연평균 2.3%포인트 밑돌았다. 직원들한테 존경받았지만 ESG 활동을 안 한 경우에는 연평균 주가 상승률이 벤치마크를 0.9%포인트 웃돌았고, CEO가 직원들로부터 존경받지도 않으면서 ESG 활동에 소홀한 경우에는 연평균 주가 등락률이 벤치마크보다 1.8%포인트 낮았다. 직원들이 좋아하는 CEO는 직관적으로 어떤 ESG 사업을 어떻게 투자할지를 잘 알고, 임직원들이 성과를 잘 내도록 리더십을 발휘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기업 임원의 연봉이 주가에 연결되다 보니 임원들이 신의 성실의 의무를 다해 CEO의 능력이 ESG 성과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흥미로운 점은 ESG 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CEO가 존경을 받는 기업의 경우 연평균 주가 상승률이 벤치마크 등락률보다 2.2%포인트 높았고, CEO의 리더십과 상관없이 ESG 활동을 많이 한 기업은 벤치마크를 연평균 0.8%포인트 밖에 웃돌지 못했다. ESG도 많이하며 CEO도 존경받아야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는 이야기다.”

ESG 평가기관마다 결과가 왜 다른가. 그럴 때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수익을 내나.
“MSCI, 서스테이널리틱스, 톰슨 로이터의 기업 ESG 평가 등급을 놓고 어느 기관이 미래의 ESG 활동을 가장 잘 예측하는지를 분석해봤다. 주식보고서는 미래의 목표 주가를 제시하지만, ESG는 미래의 결과가 애매하다. 이 때문에 데이터 전문기업인 펫셋(Fatcset)을 통해 전 세계에서 나오는 ESG 뉴스를 인공지능(AI)으로 점수화했다. 이 점수를 미래의 ESG 활동으로 본 것이다. 그 결과 MSCI가 가장 높은 예측률을 보였다. 연구에서는 평가기관의 등급 불일치가 발생했을때는 미래 예측률이 가장 좋은 기관의 평가 결과를 활용하는 게 투자 수익률이 높았다.”

기업은 널뛰기 평가등급이 고민이다.
“기업은 자신만의 ESG 철학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ESG 활동을 해야 한다. 경영진이라면, 이를 잘 알 것이다. 또 이러한 활동을 공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이름만 ESG 펀드라고 내건 이른바 ‘ESG 워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투자 시 ESG를 고려한다는 유엔 PRI(UN 책임투자원칙)에 서명한 자산운용사들의 2005년부터 2017년까지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결과, ESG를 투자에 적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PRI는 ESG를 적극 반영해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운용사들은 ‘수익을 위해서’라고 변명했지만, ESG를 고려하지 않은 투자는 벤치마크 수익률을 밑돌았다. 명심해야 하는 것은 ESG 투자 시장에도 거품이 있을 것이고, 이는 곧 터진다는 것이다. 규제 당국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날도 얼마 안 남았다.”

ESG가 왜 각광받고 있을까.
“각 국가의 연금은 해당국을 대표하는 상장주식을 다 가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전체의 위험이 투자 리스크에 직결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원전 사고 등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완화하고자 ESG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상장기업들이 상생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면 고용도 늘어난다. 밀레니얼 세대(1981~96년생)는 수익을 덜 봐도 ESG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한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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