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스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CEO 미국 미시간대 경영학 박사, 전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디커플링’ 저자 / 사진 탈레스 테이셰이라
탈레스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CEO 미국 미시간대 경영학 박사, 전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디커플링’ 저자 / 사진 탈레스 테이셰이라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글로벌 기업 지형 바꿀 키워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온·오프라인 혼합 마케팅이다.”

탈레스 테이셰이라(Thales Teixeira) 디커플링 최고경영자(CEO)와 김진환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9월 26일 ‘이코노미조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글로벌 기업 지형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출신인 테이셰이라 대표는 2019년 출간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디커플링’의 저자다. 8년간 수백 개의 대기업과 신흥 기업을 찾아다니며 신흥 강자가 시장 판도를 바꾸는 방식을 연구한 경영전략서 ‘디커플링’을 펴냈다. 그는 2019년 경영컨설팅 회사인 디커플링을 창업, 글로벌 기업의 경영을 조언해주고 있다. 김진환 교수는 회계와 기업 재무 전문가로 기업공개(IPO)의 경제적 결과 등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다.


김진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미국 컬럼비아대 응용수학&경제학과 학사, 응용수학 석사, 미국 MIT 슬론 경영대학원 회계학 박사 / 사진 김진환
김진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미국 컬럼비아대 응용수학&경제학과 학사, 응용수학 석사, 미국 MIT 슬론 경영대학원 회계학 박사 / 사진 김진환

팬데믹이 글로벌 기업 순위 변동에 영향을 줬나.

탈레스 테이셰이라 “분명히 팬데믹은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 변동에 영향을 줬다. 예를 들어 팬데믹 기간에 은행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금융기관들의 포천 순위가 과거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이 흐름이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계 경제가 회복하면서 점차 많은 금융기관이 글로벌 500위 안에 재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연간 매출과 순이익, 즉 단기 변수만을 가지고 순위를 매긴다.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빠져 재진입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완전히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항공업이 대표적인 예다. 항공업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해외 출장, 여가 활동 등이 억제된 탓에 큰 손실을 입었다.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반면 팬데믹 이후 IT 회사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회사는 성장했다. 특히 글로벌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영향도 컸다. 기업들은 결제나 화상 회의를 위한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채택했다. 이러한 모든 것이 팬데믹이 준 영향들이었다.”

김진환 “코로나19가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50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들이 오직 팬데믹 영향 때문인 건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영향으로 IT와 헬스케어 분야가 성장했을 수는 있지만, 에너지 기업의 경우 팬데믹 기간에 어떤 이유로 성장한 건지 분명하지가 않다.”


팬데믹이 끝나도 비대면 산업 글로벌 기업 성장세가 지속될까.

탈레스 테이셰이라 “지속될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고, 팬데믹이 장기화함에 따라 온라인 주문에 서툴렀던 소비자들도 비대면 서비스를 배우고, 차츰 익숙해질 것이다. 이들에게 비대면 경제는 삶의 한 방식이 될 것이고, 비대면 서비스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김진환 “팬데믹 기간에 일어난 디지털 혁신 때문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은 우리 삶의 기반이 됐다. 이러한 흐름은 다가올 몇 년간 바뀌지 않을 것이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투자량이 많아지고 인식이 높아졌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헬스케어 분야를 더 잘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은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과 기술에 대한 수요로 자리잡을 것이다.”


팬데믹 시대 글로벌 제조업의 생존 전략은.

김진환 “글로벌 제조 업체가 팬데믹에서 생존하려면, 공급원의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 제품 생산지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제조업이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나 인도에 의존하고 있는데, 임금이 저렴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지 않은 다른 국가들도 살펴봐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현 과정을 개선하고,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세계 3위 전자제품 위탁생산 업체인 플렉스(Flex)가 대표적인 예다. 플렉스는 특정 지역에서 생산성이 낮아지면 일부 조립 라인을 다른 지역 공장으로 옮긴다. 또 공간과 노동을 적게 사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른 위치로 재배치한다.”


과거에도 글로벌 기업의 순위를 크게 바꾼 사건이 있었나.

탈레스 테이셰이라 “지난 30~40년간 큰 사건들이 있었다. 1970년대 석유파동, 2000년대 닷컴버블 붕괴, 그리고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다. 이 사건들은 모두 높은 매출을 자랑하는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의 순위 변동성을 높였다.”

김진환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거 글로벌 기업 순위에 확실한 변화를 가져왔다.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 내 미국 기업은 2007년 161개에서 2008년 152개로 줄었고, 2009년에는 139개에 불과했다. 한국, 스페인, 스웨덴 기업 수도 2009년엔 일제히 감소했다.”


앞으로 글로벌 기업 지형이 어떤 방향으로 바뀔 것 같나.

탈레스 테이셰이라 “마케팅과 서비스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온·오프라인 영역에서 혼합(hybridization)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팬데믹이 종식된 후에도 집에서 일하기 원함과 동시에 사무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일하길 원할 것이다. 사람들은 집에서 쇼핑하고 상점에 직접 가기도 할 것이다. 영화를 집에서 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영화관에 가고 싶어 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온·오프라인 소비 경험의 매끄러운 전환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두 경험을 혼합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IT 기업 및 컨설팅 기업과 협력을 통해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제품, 서비스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능력과 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 이게 바로 다가올 4년간 기업들의 성공을 위한 공식이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온·오프라인 경험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다.”

김진환 “가까운 미래에 글로벌 자본과 재화가 배분되는데 ESG가 미칠 영향력이 꽤 클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의 연구를 보면 기업들의 ESG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자본의 흐름이 ESG 기업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SG 기업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다.”


한국 기업들에 해 줄 조언이 있다면.

탈레스 테이셰이라 “산업 분야에 따라 소비층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의 반복적인 행위를 살피며 무엇이 그 행위를 지속시키는지 알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어떻게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와 기존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상위권을 유지하는지 발견해야 한다. 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진환 “한국의 기업 비중을 보면 대기업 하청을 받는 중소 제조 업체가 압도적으로 크다. 팬데믹으로 제조업 경기가 침체됐기 때문에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이 생존하려면 다음의 세 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는 장기적 생존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에 투자할 것, 두 번째는 위험 관리를 위해 고객층을 다양화할 것, 세 번째는 지속 가능한 자본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할 것이다.”

심민관 기자, 김혜빈 인턴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