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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KID 프로그램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VIPKID

“일요일 오전 8시 30분,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학생 장스이(張詩怡)는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과거에는 인기 있는 학원의 강의를 듣기 위해 일찍부터 강의실 앞에 길게 줄을 서야 했다. 집이 먼 학생들은 부모들이 쉬지도 못하고 학원까지 데려다줘야만 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는 컴퓨터 1대와 조용한 공간만 있으면 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온라인 매체인 인민망(人民網)은 최근 중국인들의 달라진 일상을 이같이 설명했다. 

중국의 온라인 교육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 한 자녀 정책의 폐지 등과 인터넷 보급이 맞물린 영향이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11년까지만 해도 589억위안(약 9조8500억원)에 불과했던 중국 온라인 교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80억위안(약 40조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국가의 혁신 성장을 이끄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도 이 분야에서 속속 탄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 온라인 영어교육업체 ‘VIPKID’는 지난해 기준 기업 가치가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해 중국 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유니콘 기업 중 온라인 교육 분야 1위를 차지했다.

VIPKID는 4~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영어교육업체로, 북미 지역 외국인 교사가 화상통화를 통해 1 대 1로 영어를 가르친다. 어린이의 최대 집중 시간이 30분 이내라는 점에 따라 각 수업은 모두 25분 단위로 이뤄져 있으며, 시간당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특징이다.

VIPKID는 지난해 8월 구글·애플을 키워낸 세계적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캐피털로부터 2억달러(약 2142억원)의 투자를 받아내며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고, 같은 해 연간 매출액 50억위안(약 8364억원)을 달성했다. 2013년 설립 이후 4년 만이다. 현재 VIPKID는 30만명의 유료 고객과 4만명의 교사를 확보한 거대 교육업체로 자리잡았다. 중국 온라인 교육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VIPKID가 학생,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VIPKID는 양질의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교사 4만명은 모두 북미 사람인데, 단순히 국적만 보는 것은 아니다. 학사 이상 학위를 소지해야 하며, 최소 1년 이상 학생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미원쥐엔(米雯娟) VIPKID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수업을 특별하게 바꿔놓는 것은 교사에게 달렸다”며 “중국의 부모들은 단순히 외국인 외모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아이의 영어교육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VIPKID에 따르면, 매달 2만~3만명이 VIPKID 교사에 지원하지만, 이 중 90% 이상이 탈락한다.


패스트컴퍼니 선정 세계 혁신기업 29위

대신 엄격한 채용절차를 통과한 교사에게는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 VIPKID 교사는 학생이 내는 수업 비용의 50%를 가져가는데, 시간당 적게는 14달러, 많게는 22달러(약 2만3500원)에 달한다. VIPKID 교사의 최대 장점은 ‘근무 유연성’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수업 스케줄을 짤 수 있고, 온라인 교육인 만큼 전 세계 어디에서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 여행을 다니며 수업을 이어가는 교사들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지난해 선정한 ‘글로벌 100대 원격 근무 제공 기업’에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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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커리큘럼을 통해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 역시 VIPKID의 특징이다. VIPKID는 미국의 공통 핵심 교육과정(CCSS)을 따르되, 중국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변형한 교재를 제공하고 교사들에게도 자사 교수법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단순히 언어만 습득하는 게 아니라, 수학·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도 학습할 수 있도록 해 학생 개개인의 흥미를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 ‘VIPKID 가상 현장학습’ 과정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는 교사와 그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아침 식사를 할 때 수업을 진행해 미국의 식사 문화를 간접 체험하는가 하면, 요가 등 운동을 하면서 수업을 하기도 한다. 

미 CEO는 창업 초기부터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용자가 직접 경험해보고 좋다고 생각하면 주변 지인들에게 자연스럽게 홍보할 것이라는 점을 믿은 것이다. 

미 CEO는 “훌륭한 강사진과 ‘수퍼 유저’가 지금의 VIPKID를 만들었고, 회사 발전에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한다”며 “모든 학부모와 학생이 VIPKID의 상품 홍보자이자 마케터”라고 말했다. VIPKID에 따르면, VIPKID 이용자의 강좌 재등록률은 95%에 달한다. 또 70% 이상의 신규 이용자는 기존 이용자의 추천을 통해 VIPKID 수업을 등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 CEO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최근 중국 온라인 어린이 교육 시장은 경쟁이 점차 격화되는 추세다. VIPKID 외에도 ‘하이펑교육’ ‘51talk’ ‘abc360’ 등 여러 업체가 VIPKID를 추격하고 있다. VIPKID의 강점이었던 1 대 1 교육 방식도 보편화되고 있다. 

최근 VIPKID가 공을 들이는 것은 중국어 교육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직접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실이 알려진 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자신의 손녀 이사벨라가 중국어로 노래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국어 교육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 교육부는 전 세계에서 부족한 중국어 교사 수가 500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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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등 도구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VIPKID 교사. 사진 VIPKID

이에 따라 VIPKID는 지난해 8월 자사의 영어 교육과정과 비슷한 중국어 교육과정 ‘링고버스’를 출시했다. 양질의 중국어 교사와 전 세계 학생을 1 대 1로 만나게 해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중국어 교사 수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링고버스가 정식 출시되기 두 달 전인 6월 이미 4000명의 학생이 등록했고, 미국·캐나다·이집트 등 40여개국에서 6000명의 중국어 교사가 VIPKID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plus point

미원쥐엔 VIPKID 창업자
17세 때 고등학교 중퇴하고 창업 선택한 ‘괴짜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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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쥐엔(米雯娟) VIPKID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 VIPKID

미원쥐엔(米雯娟) VIPKID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 회사를 창업한 때는 2013년이다. 1983년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태어난 그는 13세가 돼서야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하면 다소 늦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미원쥐엔의 언어적 재능은 독보적이었다. 그는 당시 대학생이었던 삼촌 리우청(刘成)에게 방학 때마다 교습을 받고, 그 이외 시간엔 독학을 통해 영어 실력을 끌어올렸다. 영어에 대한 사랑 역시 그 누구보다 컸다. 영어를 배우는 데 필요한 교재와 녹음 테이프 등을 사는 데 자신의 점심값과 용돈을 쏟아부을 정도였다. 삼촌이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교습소를 열자 미원쥐엔은 집을 떠나 삼촌이 있는 하얼빈의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당시 미원쥐엔의 영어 실력은 삼촌의 영어교습소에서 또래 아이들을 가르칠 만큼 성장해 있었다. 

엘리트 길만 걸었을 것 같은 미원쥐엔은 사실 고등학교 중퇴자다. 17세 때, 미원쥐엔은 수학 시간에 공상 과학 잡지를 읽다가 선생님에게 혼이 났다. 미원쥐엔은 한 인터뷰를 통해 “선생님은 내 얼굴에 그것(잡지)을 던지고 나를 교실에서 내쫓았다”며 “나는 (그 이후로) 결국 학교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됐고, 11학년(한국의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경험은 훗날 미원쥐엔이 개인 맞춤형 교육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이제야 나는 선생님이 왜 그랬는지 공감한다”며 “50명의 학생이 있을 때는 어떤 것도 개인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삼촌과 영어교육업체 창업했다가 독립

2000년, 미원쥐엔은 학교로 돌아가는 대신 기업가의 길을 택했다. 삼촌과 함께 영어교육업체 ‘ABC 어린이 영어교육기구’를 창업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미원쥐엔의 부모님은 “네가 후회하지만 않는다면 너를 지지한다”고 응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첫 창업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공동창업자였지만, 실제로는 삼촌에게 밀려 영수증 처리부터 학원 차량 운전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미원쥐엔은 영어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하루에 14시간씩 일하면서도 4~5시간씩은 꾸준히 영어 독학을 계속했다. 그는 “영어 독학 경험을 통해 제2외국어를 습득하는 데 어려운 점을 도와줄 가정 교사의 니즈를 파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업도 병행했다. 학교를 중퇴하긴 했지만 공부가 싫어서 학교를 떠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관심사는 ABC 어린이 영어교육기구에 맞춰져 있었다. 그녀는 당시 수입이 억대로 올라선 회사의 경영을 위해 장강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여기서 미원쥐엔은 ‘VIPKID’ 창업의 단서를 얻는다. 졸업논문 주제로 ABC 어린이 영어교육기구의 발전 과제를 택했는데, 이를 본 교수가 “왜 직접 창업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때 미원쥐엔은 독립을 결정했고, 돈 한 푼 받지 않고 10년간 일한 ABC 어린이 영어교육기구를 떠났다. 

VIPKID 창업을 가장 반대했던 이들은 가족들이었다. 삼촌은 “힘들게 공부시켜 키워놨더니 배신을 했다”며 화를 냈고, 어머니 역시 “잘하고 있는 일을 관두고 왜 다른 일을 하냐”며 미원쥐엔을 말렸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떠나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의 ‘중관촌’에 사무실을 얻어 6개월간 구상한 끝에 VIPKID를 내놨다. 현재 VIPKID는 설립 4년 만에 미국 IT 전문매체인 ‘패스트컴퍼니’가 꼽은 전 세계 혁신기업 톱50에서 29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원쥐엔은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발표한 차세대 아시아 여성 기업인 2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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